유력한 국제 일간지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이 프랑스 칸 영화제에서 영화 ‘취화선’으로 감독상을 받은 임권택 감독(사진)과 그의 작품세계를 집중 조명했다.
파리에서 발행되는 IHT는 10일 문화면 머리기사로 임 감독의 영화 인생과 취화선의 내용 및 제작 배경 등을 소개하면서 “취화선이 단순한 예술이라기보다 한국 사회에 대한 ‘사회적 분석’의 성격을 띠고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임 감독은 조선시대 화가 오원 장승업의 생애를 통해 민주주의와 평등의 이념 뒷면에 끈질기게 자리잡고 있는 구시대의 인습을 통해 현대 한국 사회의 위선을 풍자하려 했다”고 지적했다.
임 감독은 IHT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처음에는 생계를 위해 아무 생각 없이 영화를 만들었으나 조금 지나서는 할리우드 수준의 영화를 만들겠다는 꿈을 가졌었다”면서 “그러나 투자규모와 인적 자원, 기술 부족 등으로 그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뭔가 다른 영화, 나만의 개성을 드러내는 영화를 만들지 않고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이 신문은 임 감독과 장승업의 치열한 예술혼 등의 공통점을 설명한 뒤 임 감독의 오원에 대한 평가로 임 감독을 대변했다. “그(오원)는 투쟁과 정열의 삶을 살았다. 사람들은 그를 예술의 거장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는 언제나 만족하지 못하고 완벽을 추구했다.”
파리〓박제균특파원 ph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