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사체(秋史體)를 창시한 전통서예의 대가 완당 김정희(阮堂 金正喜 1786∼1856)와 그와 가깝게 지낸 지인들의 글과 그림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전시회가 광주에서 개막됐다.
8일부터 31일까지 24일 일정으로 광주 동구 운림동 의재미술관에서 진행 중인 이번 전시회의 명칭은 ‘완당과 완당바람’.
전국 순회전 형식의 이번 전시회는 2000년 12월 창설된 부국문화재단(이사장 남상규·南相奎 부국철강㈜ 회장)이 첫 기획전으로 마련한 것.
이 전시회에는 영남대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단연죽로시옥(端硏竹爐時屋) 예서(隸書) 현판, 곽유도비임서(郭有道碑臨書) 8폭 병풍과 개인이 소장한 소창다명(小窓多明) 현판 등 좀처럼 접하기 어려운 완당의 대표작 60여점이 선보였다.
특히 부친회갑 초청 편지 및 유배시절 지인들에게 보낸 서간(書簡)과 아내에게 보낸 한글 편지 등이 함께 전시돼 눈길을 모으고 있다.
이와 함께 완당과 교분이 두터웠던 소치 허련(許鍊), 권돈인(權敦仁), 전 기(田 琦), 석파 이하응(李昰應) 등의 작품과 옹방강(翁方綱), 완원(阮元) 등 청나라 학예인들의 작품 40여점도 함께 전시된다.
전시를 기획한 전남대 이태호(李泰浩)교수는 “추사체는 한나라 예서를 비롯, 금석문의 고전을 토대로 파격의 아름다움을 더한 독특한 서체”라며 “제주도 유배길에 전라도 곳곳에 들러 많은 묵적(墨蹟)을 남긴 그와 호남화단의 인연을 살펴보는 기회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광주〓김권기자 goqu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