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월 KBS 1TV ‘도올의 논어이야기’ 진행을 갑자기 중단하고 공식석상에 나타나지 않던 철학자 김용옥(金容沃·전 고려대 교수)씨가 1년여 만에 얼굴을 드러냈다. 그는 12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에서 열린 미국 브로드웨이 뮤지컬 ‘레미제라블’의 첫 공연 직전 10분 동안 ‘깜짝 강연회’를 가졌다.
김씨는 중국 위지동이전(魏志東夷傳)에 나오는 ‘온 나라가 크게 모여 매일 마시고 먹고 노래부르며 놀더라’는 부분을 예로 들며 “월드컵이 우리 민족의 특성을 발현할 기회를 줬지만 월드컵 4강이 우리 국력의 기준이라 말할 수 없어 허전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빅토르 위고의 ‘레미제라블’ 같은 작품 덕분에 프랑스가 오늘날 선진문명을 이룩하게 된 것”이라며 “이 작품을 통해 1980년 금남로에서 마지막까지 투쟁하던 광주를 생각하고 오늘날 붉은 악마의 붉은 깃발이 더욱 진보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이날 ‘레미제라블’ 공연을 기획한 정명근 CMI 대표와 가수 조영남씨의 초청으로 강연한 뒤 공연을 관람했다.
황태훈기자 beetle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