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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선으로 화성왕복 620일…NASA, 차세대엔진개발 박차

입력 | 2002-07-14 17:40:00

이온엔진을 주추진기관으로 쓴 '딥 스페이스1'. - 사진제공 NASA


《인류가 화성에 사람을 보내고 다른 별도 탐사하려면 적은 연료로 빨리 갈 수 있는 우주선이 있어야 한다.

지금의 우주선으로는 화성에 다녀오는 데 620일이 걸린다. 2년 가까이 무중력과 우주의 유해광선에 노출되면 사람은 치명적인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 가장 가까운 별도 4.22광년이나 떨어져 있어 성간 여행은 꿈도 꾸기 힘들다.

게다가 기존 로켓의 화학엔진은 연료 효율이 매우 낮아 연료를 엄청나게 싣고 가야 한다. 우주왕복선의 경우 전체 중량의 95%가 연료이다.

하지만 최근 이런 문제를 해결한 이온엔진, 플라스마엔진, 우주범선 등 차세대 추진기관이 나와 우주 개척에 새 장이 열리고 있다.》

지난 4일 열린 동아사이언스 극장식과학강연회에서 미국항공우주국 차세대추진기관연구소장인 창-디아즈 박사는 “차세대 추진기관들은 가속시키는 데 오래 걸리지만 일단 가속되면 기존의 화학엔진보다 훨씬 빠르고 연료를 적게 써 장거리 우주여행의 꿈이 실현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온엔진〓차세대 추진기관 가운데 가장 실용화가 빠르다. 이온엔진은 이온화돼 전기를 띤 분자를 전기장에서 가속시켜 그 반동으로 추진력을 얻는다. 연료 효율이 높아 같은 양의 연료로 화학엔진의 10배에 이르는 추진력을 얻을 수 있다.

미국항공우주국이 98년에 발사한 탐사선 ‘딥 스페이스 1’은 이온엔진을 주추진기관으로 사용한 최초의 우주선이다. 크기 2.5m의 ‘딥 스페이스 1’는 원래 11달 동안 작동할 계획이었지만, 워낙 엔진이 좋아 2001년 9월 지구에서 1억3700만㎞ 떨어진 보렐리 혜성에 접근해 생생한 사진을 찍어 보냈다. ‘딥 스페이스 1’이 세운 670일의 가동시간은 우주 개척 사상 최장시간이었지만, 소모한 크세논 연료는 72㎏에 불과했다.

2018년 플라스마엔진을 탑재하고 첫 유인 화성탐사에 나설 우주선 상상도 - 사진제공 NASA

▽플라스마엔진〓우주선은 연료를 뜨겁게 달궈 분출할수록 빠르다. 아주 뜨거운 환경에서 원자는 원자핵과 전자가 분리돼 고체 액체 기체에 이은 제4의 물질상태 즉 플라스마 가 돼 엄청난 속도로 운동을 한다.

보통 화학엔진은 수천℃의 기체 상태 연료를 분출하지만, 플라스마엔진은 연료인 수소를 수백만℃의 플라스마 상태로 달궈서 분출한다. 플라스마엔진을 탑재한 우주선은 기존의 우주선보다 10배나 빠른 초속 30∼100㎞로 날아갈 수 있다.

미국항공우주국 존슨우주센터는 플라스마엔진(VASIMR)의 온도를 진공 상태에서 100만℃까지 올리는 데 최근 성공했다. 그 주역인 창-디아즈 박사는 “이 엔진을 2004년 국제우주정거장에 붙여 우주공간 실험을 할 계획이며, 2018년에는 화성에 보낼 유인탐사선에도 탑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소를 플라스마 상태로 달구려면 전기가 있어야 한다. 따라서 이 엔진에는 작은 원자로가 달려있으며, 가열을 위한 전파안테나도 있다. 또한 플라스마가 닿으면 즉시 엔진이 녹으므로, 초전도전자석의 자기장 속에 플라스마를 가두었다가 분출하게 된다.

▽우주범선〓태양 광선은 고속으로 날아오는 일종의 입자이다. 400년 전 천문학자 케플러는 큰 거울로 우주범선을 만들면 입자가 돛에 충돌해 그 힘으로 여행을 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올 가을 미국행성협회 등이 제작한 최초의 우주범선 ‘코스모스1’호가 러시아 잠수함에서 발사될 로켓에 장착돼 지구궤도로 올라갈 예정이다. ‘코스모스1’에는 전체면적 600㎡인 8개의 삼각형 돛이 달려 지구에서도 볼 수 있다. 무게는 40㎏에 불과하다. 가속이 붙으면 기존의 로켓보다 5배나 빨리 갈 수 있다. 우주범선은 레이저와 자기빔을 쏘아주는 다른 우주선을 붙이면 초속 3만㎞ 즉 광속의 10분의 1 속도로 갈 수 있어 별 사이의 여행 여행도 가능해진다.

신동호 동아사이언스기자

dong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