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탈출 도전자들의 여정이 종반으로 접어들고 있다. 체중 감량의 성패는 치료의 순응도, 즉 중도에 탈락하지 않고 얼마나 꾸준히 치료에 매달렸는지가 중요하게 작용한다. 순응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는 여러 가지가 있다. 체중감량을 시도하는 사람들은 이 점을 유의해야 한다. 》
첫째, 확실하게 동기가 부여돼 있는가다. 대사증후군으로 진단받은 원용석씨(40)는 이전과는 다른 각오로 체중 감량에 매달리고 있다. 현재 체중을 그대로 방치해두면 당뇨병으로 진행할 수 있다는 의사의 경고에 자극을 받았기 때문이다.
용혜정씨(41·여)는 아픈 아이에 신경쓰느라 의사의 지시를 제대로 따르지 못해 탈락했다. 기왕 체중을 줄일 거라면 제대로 된 방법으로 해보겠다는 생각에 전문클리닉을 찾았지만 체중을 꼭 빼야겠다는 절실한 생각이 부족했던 것이다.
체중을 줄였을 때 자신에게 생길 수 있는 긍정적인 효과를 하나하나 노트에 기록하여 냉장고 문에 붙여놓고 자주 확인해 보면 의지력이 흔들릴 때 도움이 된다. 작년에 입었던 값비싼 옷을 다시 입어보겠다든지, 뱃살을 줄여 아내를 깜짝 놀라게 해주겠다는지 하는 ‘소박한 목표’를 세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둘째, 체중 감량 효과가 나타나는가다.
김효섭씨(32)는 이미 10㎏을 감량한 상태에서 체중을 더 줄이고 싶어 도전에 나섰다. 체중이 0.5㎏이라도 줄면 ‘자신있게’ 병원을 찾지만 체중계 눈금의 변화가 없으면 의사 보기가 민망해 병원 방문을 거르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체중계 눈금의 변화 만으로 1∼2주간의 노력을 평가하는 데에는 무리가 따를 수 있다.
식사량을 평소보다 줄이면 초기에는 탄수화물 섭취량 감소로 인해 수분이 많이 빠져나가므로 체중 감량 속도가 빠르지만 점차 그 속도가 줄어든다.
체중이 줄면 소모 에너지도 함께 감소하기 때문에 어느 순간부터는 체중이 더 이상 빠지지 않는다. 더구나 운동을 병행하면 체지방은 줄면서 근육단백이 증가하므로 체중계 눈금은 변화를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이런 경우에는 체중과 함께 허리둘레의 변화도 보아야 한다. 운동을 꾸준히 하면 체중 변화가 없더라도 허리둘레는 줄어들기 때문이다.
셋째, 운동을 병행하고 있는가다.
짧은 기간에 가장 빨리 체중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은 가능한 한 덜 먹는 것이다. 하지만 무리한 다이어트는 오랜기간 시행하기 어렵고 조금만 방심하면 바로 체중이 증가하므로 실망감과 함께 중도에 쉽게 포기하게 된다.
운동을 병행하면 체중 감량 속도는 느려도 체중이 다시 증가하는 경우가 없고 빠진 체중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데에도 효과적이다. 한 연구에 의하면 체중감량 프로그램 후에도 지속적으로 감량 체중을 유지한 사람들을 조사해본 결과 이들 중 95%가 운동을 계속하고 있었다.
박용우 성균관대 의대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