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와 흡연은 거리가 멀어 보이지만 사격과 담배는 아주 가까운 듯 하다.
사격 지도자는 물론이고 선수 가운데도 애연가들이 많은 것. 현재 핀란드 라티에서 열리고 있는 제48회 세계사격선수권대회에 출전한 한국 대표팀도 그렇다. 6명의 코칭스태프 전원이 담배를 찾을 때가 잦고 고참 선수들도 경기가 끝난 뒤나 쉴 때 담뱃불을 붙인다.
사격은 다른 종목과 달리 체력 부담이 적고 한발 한발에 희비가 엇갈리기 때문에 한 가치 담배로 스트레스를 풀려 한다는 것. 건강을 염려해 끊어보기도 했지만 이내 다시 손길이 간다는 게 대표팀 김관용 감독의 설명.
대회 폐막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한 모금의 담배 연기가 그런 대표팀에게 달콤하게 다가올 수 있을까.
14일 벌어진 남자 25m 센터파이어 권총 완사(5분 동안 5발 사격을 6회 반복). 98년 스페인 세계대회 이 종목 단체전 우승주역인 이상학(37) 박병택(36·이상 KT) 김성준(29·상무)을 다시 출전시킨 한국은 중간합계 875점을 기록, 1위 미국(877점)에 단 2점 뒤진 2위를 달렸다.
3위는 872점의 프랑스. 개인전에서도 2연패를 노리는 박병택은 293점을 쐈고 육군 준위 김성준도 293점으로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박병택과 김성준은 개인전에서 공동 3위에 올라 있다.
한국은 남아 있는 급사(3초 동안 1발씩 5차례 사격을 6회 반복)가 워낙 강세 종목이어서 타이틀 방어를 충분히 기대해 볼만하다는 것이 대표팀 김진희 코치의 분석.
한편 여자 주니어 25m 권총에서 백성민(부산 테크노과학고)은 헝가리의 조피아 존카와 똑같이 574점을 마크한 뒤 경사에서 승리해 동메달을 보탰다.
라티(핀란드)〓김종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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