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이 1999년 채권금융회사를 대표해서 대우자동차에 자금을 신규지원했다가 시중은행들이 떠안은 손실액 1조원 이상을 투신 보험사 등 제2금융권에 채권비율대로 분담할 것을 요구하기로 결정했다.
산업은행은 14일 “대우차를 인수한 미 제너럴 모터스(GM)의 투자금이 들어오면 최종 손실금액을 결정한 뒤 분담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99년 대우그룹이 워크아웃에 들어갈 때 산업 우리(옛 한빛) 조흥은행 등은 대우차에 2조3000억원대의 자금을 신규지원했다.
당시 2금융권은 신규지원을 거부하다가 정부 차원의 ‘대우 살리기’가 시작된 뒤 “일단 은행권에서 돈을 내고 손실이 발생하면 나중에 분담한다”는 원칙에 동의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GM 자금이 들어오는 만큼 은행권이 2금융권으로부터 받아야 할 돈은 현재 대출잔액인 1조7000억원보다는 줄어들겠지만 최소한 1조원은 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99년 당시 채권은 시중은행(27%) 이외에 한국투신 현대투신 등 투신권이 36%, 서울보증보험 19% 등 보험권이 26%, 대우캐피탈 5%대 등 2금융권이 모두 73%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손실분담이 이뤄지면 특히 대우캐피탈 서울보증보험 등 회사규모 대비 채권분담 규모가 큰 기관은 상당한 자금난을 겪을 전망이다.
또 투신권에서 부실채권을 사들인 자산관리공사가 ‘우발채무’를 떠안을 것인지를 둘러싸고도 논란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승련기자 sr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