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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최금연-박지영씨 “부천영화제에 푹 빠졌어요”

입력 | 2002-07-15 17:44:00

사진 : 김갑식기자(부천)


“여름이면 도지는 ‘계절병’ 같습니다. 우리 여름은 부천영화제에서 자원활동가로 한바탕 열심히 뛰고 몸살을 앓아야 지나갑니다.”

11일 개막된 제6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자원활동가로 상영관의 하나인 시민회관을 지키고 있는 최금연씨(48·주부·부천시 원미구 중동)와 박지영씨(22·중앙대 사회복지학과).

두 사람은 14일 시민회관을 찾은 관객들을 “또 오셨네요” “오셔서 고맙습니다”라며 정성이 담긴 인사로 맞았다.

안내를 맡고 있는 최씨는 이번 영화제에 참여한 자원활동가 사이에서 ‘시민회관 왕언니’로 통한다. 지금은 70대 후반의 자원활동가도 있지만 최씨는 이미 98년 2회때 최고령 기록을 세운 바 있다. 2회부터 올해까지 계속 자원활동가로 나선 최씨는 지난해에는 생업에 바쁜 남편을 뺀 아들과 딸까지 모두 ‘영화 사랑’에 동참시켰다.

박씨의 별명은 ‘표받는 소녀’. 표를 받는 일이 그에게 맡겨진 업무다. 단순한 일이지만 언제나 생글생글 웃음을 잃지 않는다.

부천영화제에는 통역과 상영관 지기, 행사팀 등 다양한 영역에 걸쳐 190여명의 자원활동가가 일하고 있다. 특히 이번에 처음으로 영화제에 참여한 박씨의 경우 면접에서만 5대1의 치열한 경쟁을 뚫어야 했다.

박씨는 “오전 10시에 출근해 영화 상영과 록 콘서트가 함께 열리는 ‘시네 록 나이트’가 있는 날이면 밤 12시가 지나야 끝난다”며 “자원 활동을 위해 적지 않은 시간과 비용을 쓰고 있으나 돈으로 따질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 자원활동가의 땀 덕분에 영화제는 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영화제 사무국측에 따르면 14일까지 전체 9만여석 가운데 4만5000여석이 판매됐고 20일 폐막때까지 70∼80%의 객석점유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두 자원활동가는 20여년 이상의 나이 차가 있지만 호칭은 언니와 동생이다.

최씨는 “외환위기 때문에 여름에 열려야 할 제2회 영화제가 연기된 끝에 12월에야 열렸던 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영화제가 거듭될수록 팬들의 반응이 뜨거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부천영화제 자랑이요? 공포, 호러, 판타스틱 등 젊은 영화야말로 다른 영화제에서 볼 수 없는 매력입니다. 안 그래요, 왕언니.”

20일까지. 매진되는 영화가 많아 예매가 필수다. 전화는 1588-1555, 인터넷은 www.pifan.com. 당일분은 각 상영관에서 현장 판매.

부천〓김갑식기자 gs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