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자율학교가 내년부터 도입돼 고교도 특성화와 경쟁력으로 승부하는 경쟁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자율학교로 지정된 대구 경북지역의 고교는 5곳으로 아직 대구에는 없고 모두 경북에서만 지정됐다.
경북의 자율학교는 △금오공고(구미) △경북외국어고(구미) △안동생명과학고 △경주화랑고(사립) △풍산종합고(안동·사립) 등이다. 전국적으로는 44곳이 지정됐다.
자율학교는 교육과정 운영과 학생모집, 교원인사 등에서 학교에 대폭 자율권을 주고 특색있고 경쟁력 있게 학교를 운영할 수 있도록 한 것. 학생 선발을 전국단위로 할 수 있고 교과서도 자체적으로 개발해 사용할 수 있다.
또 교장 자격증이 없는 전문가도 교장으로 초빙할 수 있고 교과 관련 전문가를 산학 겸임 교사로 임용할 수 있다.
학생 모집을 전국단위로 하게 됨으로써 자율학교들은 실력 있는 교사를 확보하고 학교시설과 교육과정을 전국 어느 학교와 비교하더라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갖춰야 한다.
이에 따라 자율학교들은 전국적인 명문학교로 발돋움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안동시 풍산읍 풍산종합고의 경우 농어촌 이농현상과 맞물려 한때 500명이 넘었던 학생수가 지금은 270여명으로 절반 가량 줄었다. 이 학교는 자율학교 지정을 계기로 농어촌 모범학교를 만든다는 의욕을 보이고 있다.
안락한 기숙사를 세우고 외국어교육을 강화해 서울에서도 진학할 수 있도록 만든다는 것.
이 학교 이준설(李準卨) 교무부장은 “농촌에 있는 사립학교인 탓으로 그동안 교육환경에 투자를 제대로 못했다”며 “자율학교 지정을 계기로 교육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재단 측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평준화된 고교교육에 활력을 불어넣고 경쟁을 유도하기 위해 도입된 자율학교는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경북의 경우 이번에 7개 고교가 자율학교를 신청했으나 2곳은 탈락했다.
경북도교육청 윤영동(尹永東) 교육국장은 “아직 초기단계지만 자율학교는 고교교육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자율학교 제도가 정착되면 학생들의 학교선택에도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