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환수 기자
지난주 야구인들의 화두는 단연 관중이었다. 6월 한달간 평균 관중이 시즌초의 30% 수준인 2092명으로 격감한 프로야구는 월드컵 축구 4강 신화의 최대 피해자. 이에 비해 월드컵 공동 개최국인 일본의 프로야구는 최고 인기구단 요미우리 자이언츠가 센트럴리그 1위로 뛰어오르면서 오히려 6%가 늘어 상대적 박탈감을 더했다.
불난 집에 더욱 기름을 부은 것은 7월 재개된 프로축구 K리그가 월드컵 바람몰이에 성공, 연일 축구장을 붉게 물들이고 있는 것. 반면 프로야구는 낯부끄럽게 이달들어서도 평균 2262명에 그쳐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중인 프로축구의 10% 수준에 머물렀다.
이에 한국야구위원회(KBO)에선 내부적으로 ‘특단의 조치’까지 검토했다는 뒷 얘기다. 이는 다름 아닌 축구를 배우자는 것.
사실 그동안 프로야구와 축구는 관중 계산법이 판이하게 달랐던 게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한 명이라도 관중수를 줄이려는 게 야구라면 축구는 정반대. 야구는 초청장도 없거니와 설령 입장권을 구입하지 않은 관중이 들어와도 카운트를 하지 않는 반면 상대적으로 관중이 적었던 축구는 리그 붐 조성 차원에서 그렇지 않았다.
관중 집계에서도 야구는 7회가 끝나자마자 홈구단 관계자가 기자실에서 발표하는 관중수가 실제 관중수인 반면 축구는 홈구단의 발표와 입장권 관리 대행사인 티켓링크의 실제 집계가 다른 이원적인 구조를 갖고 있었다.
이 때문에 언론에선 축구의 경우 관중 집계가 구단 발표임을 명기해 온 게 사실이다. 7일 1만3000여석 규모의 광양구장에 2만3000여명, 13일 1만8000여석의 포항구장에 2만8000여명이 입장했다는 발표가 야구인들의 상식으로는 도무지 믿기지 않았던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포항은 종합운동장이 아닌 축구 전용구장으로 1만명 가까운 초과 관중이 들어가기는 애당초 불가능했다. 하지만 이제 프로축구도 팬들의 뜨거운 관심 속에 무료 초대권 남발과 관중수 부풀리기, 안전을 무시한 초과 관중 입장을 자제하기로 한 모양이다.
어쨌든 KBO도 특단의 조치란 ‘외도’는 접어두고 후반기부터는 보다 나은 팬서비스로 관중 끌어안기에 나설 것이라고 한다. 스포츠팬의 한 사람으로서 큰 기대를 걸어본다.
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