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학술원을 한국 기초과학 분야의 노벨상 창구로 만들겠습니다.”
최근 대한민국 학술원 회장에 연임된 이호왕(李鎬汪·74) 회장은 15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올해 안에 외국의 노벨상 수상자를 명예 회원으로 초빙해 공동연구 및 한국 학자들을 노벨상에 추천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교육인적자원부와 함께 예산 50억원을 들여 8월경 기초학문 연구서적 400여종을 선정 배포하는 등 지원사업도 지속적으로 벌여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특히 그동안 학술원이 일반인에게 ‘원로학자들의 모임’으로 인식된 것을 바로잡겠다고 했다. 인문 사회 자연과학 등 분야별로 검증받은 원로들을 우대하고 연구지원 사업을 통해 국내 학술발전에 기여하는 단체임을 알려나가겠다는 것.
“학술원 회원은 해당 학회에서 수백명의 추천을 받아 4∼5회의 심의를 거쳐 한명을 선출할 정도로 기초학문 종사자들의 최고 명예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인문사회과학의 위기 상황에서 정책 건의와 논평을 담당하는 중요한 역할도 맡고 있지요.”
2004년 서울에서 개최되는 아시아학술대회 초대 회장으로 추대된 그는 “앞으로 학술원의 독립된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 개인적인 소망”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고려대 의과대학 교수 등을 지내면서 유행성 출혈열 병원체 발견과 일본 뇌염면역기전 규명 등의 공로를 인정받아 5월 한국인 최초로 미국 학술원 외국 회원이 된 세계적 미생물학자다.
황태훈기자 beetle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