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해봅시다' - 안철민기자
16일 단행된 한나라당의 당직개편엔 지방선거 압승 후 이완된 당 분위기를 다잡아 8·8 재·보선과 연말 대선을 준비하려는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의 의중이 반영됐다.
한동안 재·보선 전에 당직개편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으나 ‘대통령 유고’ 발언으로 김무성(金武星) 대통령 후보 비서실장이 사퇴한 게 당직개편을 앞당기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당 관계자들이 전했다.
이날 당직개편으로 그동안 신실세그룹으로 떠오른 ‘서청원(徐淸源) 대표-김무성 비서실장’ 체제의 역학구도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핵심변수가 된 권철현(權哲賢) 신임 비서실장은 그동안 김무성 전 실장과 ‘불편한 관계’였다는 점에서 권 실장이 향후 비서실을 장악하는 과정에서 당내 세력의 한 축을 형성할 가능성이 크다. 권 실장은 지방선거 당시 부산시장 후보 경선에 출마하면서 안상영(安相英) 현 시장을 지지한 김 전 실장과 갈등을 빚어왔다.
반면 김영일(金榮馹) 신임 사무총장의 등장은 서 대표와 호흡을 잘 맞출 것으로 당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김 총장은 민정계 출신이지만 97년 대선 후 사무부총장으로서 당시 사무총장이던 서 대표와 함께 일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이상배(李相培) 정책위의장의 발탁 배경에는 30여년간 내무관료로 일해 온 행정경험이 밑거름이 됐지만 이 의장이 경북 출신이어서 대구 경북(TK)지역 배려의 성격도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한편 민주당 장전형(張全亨) 부대변인은 “영남당이라는 한나라당의 실체를 그대로 드러냈다. 이 후보에 대한 충성도를 기준으로 한 정실인사의 전형이다”라고 논평했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김영일 한나라당 사무총장▼
97년 대선 당시 이회창 후보의 핵심 참모그룹이었던 ‘7인방’의 일원. 그러나 대선 후 이 후보의 서울 종로 보선 출마를 주장하다가 이 후보와의 관계가 불편해졌다. 대통령사정수석비서관을 오래 해 고위공직자의 신상에 훤하다. 한때는 강력한 내각제론자였다.
△경남 김해(60) △서울대 법대 △한나라당 기획조정위원장 △국회 건교위원장 △14, 15, 16대 의원
▼이상배 정책위의장▼
30여년간 내무관료를 했다. 서울시장 재직 시엔 이발소에서 발을 씻겨주지 말도록 지도하라는 지시를 내리기도 했다. 15대 총선 때 신한국당 공천을 받은 것은 이원종 당시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과 고교시절 같은 하숙집에서 지낸 인연이 크게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경북 상주(63세) △경기고 △서울대 법대 △경북도지사 △총무처장관 △서울시장 △15, 16대 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