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북한산 관통을 반대하는 불교계와 환경단체 관계자들의 농성이 벌어지고 있는 경기 양주군 장흥면 울대리 공사현장에 농성자들이 공사를 감시하기 위한 대형 망루 등이 설치되어 있다. /양주〓권주훈기자 kjh@donga.com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국립공원 북한산 통과 일부 구간에 대한 법원의 공사중지가처분결정이 내려졌지만 공사를 반대하는 불교계와 시민단체의 반발이 계속되고 시공사 등 사업주체들은 공사강행을 주장하는 등 양측의 대립이 더욱 심화하고 있어 물리적인 충돌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사업시행사인 서울고속도로㈜는 7.48㎞ 구간 공사가처분 신청 중 ‘회룡사와 홍법사 구간 200m 터널 등의 공사를 중단하라’는 이번 판결(관련기사 동아일보 7월17자 A27면)이 나머지 구간의 공사에 대해서는 정당성을 부여한 것이라고 판단, 그동안 반대농성으로 중단된 다른 구간의 공사를 본격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관련자료▼
- 북한산 관통路 공사 제동
▽긴장된 공사현장〓16일과 17일 경기 양주군 장흥면 울대리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제4공구 사패산 터널(4㎞) 공사현장에는 경찰 250여명이 배치돼 양측의 충돌에 대비하고 있었다.
이곳에는 높이 19.2m의 목재 망루와 9개동의 가건물이 지어져 승려와 환경단체회원 등 60여명이 우회노선 채택을 주장하며 지난해 말부터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곳은 사패산 터널이 시작돼 16일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진 회룡사로 연결되는 공사의 시발점.
시행사인 서울고속도로㈜와 시공을 맡고 있는 LG건설 관계자는 “법원에서 전체적인 공사의 정당성을 인정하고 일부 사찰의 재산권 보호를 위해 내린 판결이므로 이를 계기로 그동안 불법시위로 중단됐던 공사를 재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LG건설은 지난해 말 이후 사실상 공사가 중단돼 하루 8억여원의 손해가 발생하는 데다 이를 막기 위해 법원에 낸 공사방해중지 가처분 신청이 2월에 받아들여졌는데도 불법적인 공사방해가 계속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강경한 반대론〓농성을 이끌고 있는 불교환경연대 상임대표 수경(收耕·53)스님은 17일 “환경보호보다 재산권보호의 기준에 따라 일부 구간에서만 공사중지 가처분이 내려져 아쉽다”며 “북한산을 완벽하게 보호하는 우회노선이 채택될 때까지 농성을 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농성중인 불교계와 시민단체 회원들은 북한산 관통을 반대하는 것은 물론 전국에서 추진되고 있는 대형 국책사업의 타당성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하는 등 활동영역을 넓히겠다는 뜻도 밝혔다.
▽공사현황〓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의 잔여 구간인 일산∼퇴계원간 36.3㎞의 공사는 2006년6월 완공을 목표로 지난해 6월 착공됐다. 총공사비는 민간투자 1조9251억원, 정부투자 4433억원 등 총 2조3684억원이다.
논란이 되는 4공구(7.48㎞)는 일부 공사만 진행됐으나 나머지 공구는 터널을 뚫고 교각을 설치하는 등 20∼30%가량의 공정을 보이고 있다.
공사 관계자들은 현재 진행된 다른 공구의 공사를 전면 부정하고 철거하지 않는 한 노선 수정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밝히고 있다.
양주〓이동영기자 arg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