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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커룸 엿보기]트라이아웃에 뜬 공포의 ‘암행어사’

입력 | 2002-07-19 17:46:00


프로농구 트라이아웃(선수 공개선발)에 ‘암행어사’가 출두했다.

97년 프로농구 출범이후 올해로 7번째를 맞는 한국농구연맹(KBL)의 미국 시카고 트라이아웃 캠프에 김재웅(59) 전 서울은행 감독과 이재흠(54) 전 성균관대 감독,윤평로(52) 전 한국은행 코치가 공식 임원단의 일원으로 합류했다.

KBL이 벌인 잔치판에서 10개 구단이 제각각 맘에 드는 선수를 고르는 트라이아웃에 KBL 및 각 구단과 전혀 인연이 없는 이들이 참가한 것은 특별한 이유가 있다.

바로 각 구단과 사전 담합의혹이 있는 선수들을 퇴출(컷오프)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 이들은 트라이아웃 기간중 선수들과 구단의 일거수 일투족을 밀착 감시해 문제가 있을때는 엄벌을 내리는 암행어사의 역할을 맡은 셈. 그래서 KBL이 이들에게 부여한 공식 직함도 ‘경기감독관’이다.

역대 트라이아웃에 경기감독관이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 그만큼 그동안 트라이아웃을 전후해 의혹차원에 머물렀던 ‘구단-선수간의 사전계약행위’가 KBL에서 직접 손을 쓰지 않으면 안될 만큼 만연돼 있다는 반증이다.

실제로 모 구단의 경우 이번 트라이아웃 두달전부터 작업(?)에 들어가 유망 선수들을 미국 유타에 불러 모은 뒤 구단차원의 모의 트라이아웃을 실시해 계약할 선수에게 돈까지 건냈다는 소문이 파다하게 퍼지는 등 각 구단은 팀 전력의 핵심인 우수 용병 선발을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이들 경기감독관들은 사전에 특정 구단과 짜고 실제 트라이아웃에 참가해 불성실한 플레이로 일관하는 선수들을 선별, 드래프트 직전에 이들의 명단을 공개해 아예 참가자격 자체를 박탈한다.

시카고〓김상호기자 hyangs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