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일본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라는 만화영화를 보았다. 디즈니 애니메이션과 기존의 일본식 애니메이션과도 구별되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만의 독특한 구성과 줄거리를 갖춘 따뜻한 만화영화였다. 이 만화영화는 올해 칸영화제에서 작품상을 탔고 흥행 면에서도 일본에서만 1200만명이 관람하는 등 대성공을 거두었다고 한다. 그 이유는 무엇보다도 구성과 줄거리가 탄탄하기 때문이다. 디즈니사가 어린이와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만화영화를 만든다면 일본의 애니메이션사는 어른이 보는 만화영화를 만든다는 것이 다르다. 약간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면이 있지만 무엇보다도 난해하다는 것이 일본 애니메이션의 특징이다. 우리나라도 애니메이션산업을 육성한다고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한국 애니메이션만의 색깔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근래에 3D애니메이션을 많이 제작하는 것 같은데 사실 3D는 제작기법상의 문제일 뿐이지 작품의 색깔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일본 애니메이션의 줄거리가 탄탄한 것은 출판만화 등 철저한 검증을 거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돼 있기 때문이다. 무작정 애니메이션에 투자하기에 앞서 우리도 출판만화의 탄탄한 토대를 세우는 노력을 기울였으면 한다.
박 용 서울 마포구 신수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