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말부터 한국 주식을 사들였던 외국인투자자가 15일부터 거래일 기준으로 5일째 순매도 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5개월만에 나타난 외국인의 월별 순매수 추세가 미국 증시 폭락사태라는 악재의 위협을 받고 있는 것이다.
외국인 매매추이는 미국 증시 폭락 사태가 한국 증시에 영향을 미치는 직접적인 연결고리여서 당분간 세심히 살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왜 한국주식을 샀나〓7월 들어 22일까지 외국인은 한국증시에서 2606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지난해 9월 이후 외국인 매매 추이 그래프는 모양이 매우 좋다. 2월부터 시작된 순매도 규모가 4월(1조3673억원)을 고비로 줄어들다가 이 달 순매수로 돌아서 상승추세를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이 삼성전자 주식을 순매수한 것이 전체 외국인 순매수를 이끌어 낸 가장 큰 원인이다.
김세중 동원증권 연구원은 “달러가 약세이다보니 미국에 집중됐던 자금이 주변부로 이동하고 있고 종합주가지수 800선 아래에서는 한국 주식이 실제 가치보다 싸다는 장점 때문에 외국인이 주식을 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동욱 현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SKT KT 등은 업종이 같은 세계 어느 기업보다도 좋은 실적을 내고 있다”며 “외국인들이 업종 펀드내의 한국 주식 비중을 늘리거나 전체 펀드 규모를 줄이더라도 한국 주식은 덜 줄여 6월말 이후 한국 증시에서 매도세를 멈춘 것”이라고 설명했다.
▽7월 순매수 유지될까〓일단 비관적인 전망이 우세하다. 외국인은 22일에도 504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10일 현재 외국인의 7월 누적 순매수는 5992억원. 그러나 11일 이후 외국인이 3386억여원어치를 순매도하면서 22일 현재 누적 순매수는 2606억원으로 줄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이 주식을 순매수하는 가운데 주가지수 800선을 중심으로 증시가 기간조정을 받으리라 예상했으나 미국 증시 폭락은 이런 기대를 무너뜨리고 있다.
홍춘욱 한화투신운용 팀장은 “미국 증시가 불안하다는 점 외에는 외국인들이 한국 주식을 팔 이유가 하나도 없다”며 “그러나 미국의 주요 뮤추얼펀드에서 돈이 빠져나가 한국 주식을 살 여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7월 외국인이 순매수를 유지할지는 미국 증시 하락이 언제쯤 안정되느냐에 달려 있다. 미국 증시가 하락을 멈추면 기업 실적이 좋은 한국 증시의 회복이 더 빠를 것으로 보인다.
신석호기자 kyle@donga.com
7월 외국인 매매 동향 (단위:억원)날짜일별 순매수누적 순매수2517 517 3-615 -98 41,503 1,405 51,651 3,056 83,039 6,095 9-337 5,758 10234 5,992 11-950 5,042 12168 5,210 15-774 4,436 16-420 4,016 18-627 3,389 19-279 3,110 자료:증권거래소
7월 외국인 순매수 상위 종목종목수량(억원)삼성전자1,862LG화학591LG카드507삼성증권366LG석유화학298국민은행261기아자동차192삼성물산190한화석유화학171제일제당159한미은행144삼성화재보험134풍산131부산은행130대신증권117한국가스공사113한국외환은행105LG애드104외환신용카드102현대산업개발997월2~18일까지 누적. 자료:증권거래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