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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농구]김계령 “나 잡아봐라”

입력 | 2002-07-22 17:31:00


삼성생명 비추미가 하루 만에 선두에 복귀했다.

삼성생명은 22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뉴 국민은행배 2002 여자프로농구 여름리그 현대 하이페리온과의 경기에서 81-76으로 승리, 현대를 2위로 끌어내리고 1위 자리에 올라섰다.

이날 삼성생명 승리의 주역은 프로 5년차 센터 김계령(1m90). 농구선수 출신인 부천대 김진도 교수와 아시아의 투포환 일인자이던 백옥자씨의 딸이다.

큰 덩치에 비해 하는 짓이 귀엽다고 해서 만화영화에 나오는 호랑이 ‘티거’가 별명인 김계령은 이날 수비가 붙으면 패스를 내주고 떨어졌다 싶으면 미들슛을 쏙쏙 쏘아 올리는 약은 농구로 상대를 괴롭혔다.

올 초 겨울리그에서는 척추 디스크에 시달린 데다 정은순이라는 대선배가 버티고 있는 탓에 부진했으나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아직 허리가 완전한 것은 아니지만 테이핑을 등에 하고 코트에서 펄펄 날아 자신의 프로 최다득점 공동기록인 28점을 챙겼다. 리바운드도 7개.

2쿼터까지 김계령이 9개의 야투 중 8개, 자유투 4개를 모두 성공시켜 20점을 넣는 데 힘입어 삼성생명은 45-35로 앞서 나갔다.

그러나 우승후보 중 하나인 현대도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강력한 압박수비로 상대를 봉쇄한 뒤 ‘빙어’ 김영옥이 3점슛과 돌파를 번갈아 하며 점수를 쌓아갔다. 삼성생명은 3쿼터 말에 현대에 54-49로 5점차까지 추격을 허용했다.

그러나 삼성생명은 4쿼터 시작하자마자 김계령과 이미선이 연속해서 득점에 성공한 뒤 자유투까지 얻어내는 3포인트플레이를 펼치면서 추격권에서 벗어났다.

이어 벌어진 우리은행 한새와 금호생명 팰컨스전에선 우리은행이 75-61로 승리했다.

이날 우리은행의 승리는 우리은행이 잘했다기보다는 금호생명의 슛이 워낙 림을 외면한 탓. 2쿼터까지는 우리은행이 40-37로 3점차 리드. 하지만 잘 따라붙던 금호생명이 3쿼터 들어 14개의 슛을 던져 단 3개만 성공시키는 슛 난조에 빠지자 쉽게 승부가 결정됐다.

전 창기자 j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