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특급’ 박찬호(29·텍사스 레인저스·사진)가 서서히 제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박찬호는 22일 오클랜드 네트워크어소시에이츠 콜로세움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등판해 올시즌 최다이닝인 8이닝동안 5안타 사사구 5개 등으로 2실점했다.
2-2이던 9회말 후안 알바레스와 교체돼 승수를 올리진 못했지만 삼진을 5개나 솎아냈고 올시즌 최다 투구수인 131개의 공을 뿌렸다. 최근 3경기 연속 퀄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실점 이하)를 이어가며 평균자책도 6.75로 낮췄다.
박찬호가 던진 131개의 공중 스트라이크는 82개. 특히 초구를 스트라이크로 잡아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타자를 요리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줬다.
최고 시속 151㎞까지 나오는 빠른 직구가 볼끝이 살아있어 타자들이 제대로 손을 못댔다. 날카롭게 떨어지는 변화구에 타자들은 번번이 헛스윙을 했다.
제구력과 위기관리 능력은 아직 불안했다. 1회초 후안 곤잘레스의 2점 홈런으로 2-0의 리드에서 마운드에 오른 박찬호는 1회말 첫 타자인 마크 엘리스를 몸맞는 볼로 출루시킨 뒤 스캇 해트버그에게 3루타를 맞아 1실점을 했다.
박찬호는 계속된 무사 3루에서 미구엘 테하다의 내야 땅볼로 2-2의 동점 허용. 이후 실점을 하지는 않았지만 6회까지 매번 볼넷과 안타 등으로 주자를 내보내 위기를 자초했다.
하지만 110개의 공을 던진뒤 맞은 7회에 3명의 타자를 범타로 처리했고 8회에도 시속 151㎞의 직구와 변화구를 뿌리며 세타자를 가볍게 요리해 후반에도 집중력이 흐트러지지 않는 모습을 보여 허벅지 부상 후유증에서 어느 정도 탈피한 모습을 보였다.
텍사스는 박찬호의 호투를 밑거름으로 12회에 대거 5점을 뽑아내 7-3으로 승리, 8연패의 사슬을 끊었다.
한편 텍사스는 이날 오클랜드의 월드시리즈 제패 30주년 기념행사에 동참한다는 뜻에서 62년 당시 워싱턴 세네터스의 유니폼을 입고 경기했다. 워싱턴 세네터스는 72년 프랜차이스를 텍사스로 옮겼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