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경기 호황과 노후장비 대체 수요 등이 겹치면서 굴착기 등 건설 현장에서 사용되는 중장비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내수와 함께 중국 등 해외시장으로의 수출도 늘고 있어 제조업체들은 주문량을 맞추기 위해 공장을 풀가동하고 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우종합기계는 올 들어 지난달까지 6개월 동안 건설 중장비 부문에서 304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2434억원)보다 25% 증가한 실적이다.
특히 내수 판매가 눈에 띄게 늘었다. 대우종합기계는 올 상반기 국내 시장에서 총 1350억원어치의 건설 중장비를 팔았다. 지난해 상반기의 848억원보다 59.2%나 증가한 것.
이 회사 정경오 과장은 “아파트 건설 등 주택 건설 경기 호황이 지속되고 있고 노후 장비의 교체 수요까지 겹치면서 매출이 큰 폭으로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대우종합기계는 올해 초에 세웠던 4773억원의 연간 매출 목표를 최근 5739억원으로 높였다. 지난해 매출은 4535억원이었다.
1998년 삼성중공업 건설중장비 부문을 인수하면서 한국 건설기계 시장에 진출한 볼보건설기계코리아는 수출과 내수를 합쳐 매출이 올 상반기에 25% 정도 늘었다.
경남 창원에 생산공장을 두고 있는 볼보건설기계는 연간 1만대 정도의 건설기계를 생산해 70%를 미국 유럽 등지에 수출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해외시장의 수익성이 더 높아 수출을 주력으로 삼고 있다”며 “주문이 밀려 생산라인 직원들이 매일 2시간씩 연장근무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도 올 들어 5월까지 건설중장비 부문에서 전년 동기에 비해 29% 증가한 2억4300만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대표적인 건설중장비인 굴착기의 경우 중국에서만 1872대를 팔아 지난해 같은 기간(1164대)보다 60%나 늘었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건설중장비 부문의 매출 목표를 작년에 비해 25% 증가한 5억달러로 늘려 잡고 있다.
건설중장비 업계는 올해 한국의 건설기계 시장 규모가 약 1조원 규모에 이르러 외환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97년 1조원 수준이었던 건설기계 시장 규모는 외환위기 여파로 건설 경기가 급속하게 얼어붙으면서 98년 4000억원 안팎으로 줄어들었다가 지난해 8000억원 수준까지 회복됐다.
업체별 한국시장 점유율은 지난해말 기준으로 대우종합기계가 45%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고 볼보건설기계와 현대중공업이 각각 30%와 25%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 3사는 올 들어 컴퓨터를 이용한 굴착기 등 첨단제품을 잇따라 시판하며 치열한 시장점유율 경쟁을 벌이고 있다.
신치영기자 higgle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