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목화레퍼토리컴퍼니]
‘비무장지대(DMZ)’는 1953년 휴전협정 직후 남과 북이 각각 2㎞씩 떨어져 만든 완충지대다. 수많은 유적들이 발굴이나 개발의 손때를 타지 않은 채 보존된 곳이며 희귀 동식물이 있는 자연생태계의 보고이기도 하다.
서울 대학로 아룽구지 소극장에서 공연중인 가족극 ‘내사랑 DMZ’는 비무장지대를 배경으로 분단의 아픔과 환경 파괴를 동물들의 시선으로 유쾌하게 풍자한 작품이다.
이 작품에는 염소 들개 나귀 노루 여우 원앙 등 설화나 민화에 등장한 동물들과 한국전쟁으로 죽었던 군인들의 영혼들이 부활한다. 이들이 의기투합한 이유는 평온하던 DMZ에 경의선 철도 건설로 훼손될 위기에 놓인 숲을 지키기 위해서다. 동물과 영혼들은 인간들의 지뢰 제거작업을 저지하기 위한 계획을 진행한다.
동물의 모자를 쓴 출연진의 재기발랄한 연기와 한국 고유의 운율을 담은 음악이 흥겨우면서도 한반도의 아픈 현실을 담고 있는 DMZ를 이 시대의 우화로 풀어낸다.한국적인 것과 현대성의 접목을 시도해온
연출자인 오태석은 “한낱 이념 때문에 형제들끼리 싸우다 생긴 한반도 허리의 흉터를 되새겨보자는 취지”이라며 “동물들의 다양한 이야기 속에서 온 가족이 비무장지대에 대한 관심을 갖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DMZ’는 9월2∼10일 일본 오사카(大坂) 아고라 극장에서도 공연된다.
8월25일까지. 평일 오후 7시반, 토 공휴일 오후 4시반 7시반, 일 오후 3시 6시(월 쉼). 8000원∼1만5000원. 02-745-3966∼7, 1588-7890
황태훈기자 beetle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