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밀리레스토랑 베니건스를 찾은 고객이 지난달 대형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티켓을 나눠주는 행사에 당첨돼 즐거워하고 있다. /사진제공 동양제과
노골적인 ‘호객형’에서 라이프스타일을 포착해 결과적으로 고객이 찾게 하는 ‘에둘러가기형’으로 마케팅 기법이 세련돼 가고 있다. 최근의 테마는 ‘헬스’와 ‘공연문화’. 1, 2년 전 유통·외식업체들이 멀티플렉스극장을 유치하고 영화경품을 내걸며 ‘영화 붐’을 활용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뉴코아는 할인점인 킴스클럽 분당 서현점 11, 12층을 개조해 ‘발리토털 피트니스’ 1호점을 입점시켰다. 다음달 평촌점에도 피트니스클럽을 열 예정. 규칙적으로 스포츠와 헬스를 즐기는 신도시 주민들의 생활스타일을 감안해 운동을 하고 내려오면서 자연스럽게 매장을 찾는 ‘샤워 효과’를 노렸다.
패션몰 밀리오레 대구점도 17일 꼭대기 층인 22, 23층에 스카이라운지를 겸한 피트니스 클럽 ‘프로테우스’를 열었다. 찜질방 마사지실 등이 있어 10대와 20대 초반에 치우친 고객층이 넓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자제품 매장인 테크노마트는 하반기에 선보일 서울 신도림점에 대형피트니스센터와 실내골프장을 갖출 예정이다.
패밀리레스토랑의 사은행사는 ‘영화’에서 ‘무대공연’으로 무게중심이 바뀌는 중이다. ‘오페라의 유령’ 등 대형뮤지컬이 잇달아 성공하는 등 주고객층인 20, 30대 직장인의 공연 관람이 크게 늘었다고 봤기 때문. 실제 토니로마스가 지난달 오후 7시부터 8시에 방문한 고객 중 추첨을 통해 뮤지컬 레미제라블 공연티켓을 주는 행사를 열자 그 시간대의 방문고객이 전월 대비 37%가량 늘었다. 다음달에는 아이스발레 신데렐라를 관람하는 고객에게 샐러드 무료 쿠폰을 준다. 최근 ‘오페라의 유령’ 티켓 증정행사를 열었던 베니건스도 이 달 초부터 퍼포먼스뮤지컬 델라구아다 등의 공연티켓 400여장을 추첨을 통해 주고 있다.
매장의 상품도 라이프스타일 변화를 반영한다. 치약도 각자에게 맞는 기능성 제품을 가족 수대로 골라 쓰는 등 몸 관리에 관심이 많아지면서 약국, 미장원, 화장품 전문점 등에 흩어져 있던 상품들이 ‘헤쳐 모여’하고 있다. 일반 샴푸부터 전문헤어숍이나 약국에서만 판매하던 기능성 샴푸까지, 일반치약부터 의약품성 치약과 구강관리 용품까지 모아놓은 ‘드럭스토어’ 형태가 그 사례. 드럭스토어 ‘올리브영’을 운영하는 제일제당 박인성 상무는 “20, 30대 여성을 중심으로 ‘헬스와 미용’이 결합된 테마매장 고객이 꾸준히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미니스톱 LG25 등 편의점의 아침식사대용품 코너에는 1회용 생식이 등장했다. 바로 섞어 마실 수 있도록 1회용 용기와 두유가 함께 진열됐다.
김승진기자 sarafi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