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놈이 들으면 안 되니까 우리말로 하는 거다. 이거 읽어 봐라”
우홍이 바지 주머니에서 꺼낸 것은 동아일보에서 오려낸 기사였다.
“김원봉 장군이 회견한 거다. 우리 형이 읽어 보는 게 좋다 카더라”
바람이 미루나무를 스치고 불어와 우철은 종이 조각이 날아가지 않도록 엄지 손가락과 가운데 손가락에 힘을 주었다. 싹이 튼 잎사귀의 그림자가 검은 레이스처럼 흔들리며 우홍의 얼굴을 덮었다.
合致되는 두 運動(上) 上海에서 金元鳳
우철은 제목을 읽고 너무도 긴장한 나머지 침이 다 마르는 것을 느꼈다. 조선글은 서투른데다 군데군데 글자가 빠져 있어서 속으로 읽으며 뜻을 이해하기가 쉽지 않았다.
글 유미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