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는 23일 현 정부의 햇볕정책에 대해 “남북대화와 개방 유도, 신뢰 등 정책의 핵심내용에는 동의하지만 시행 과정에서 몇 가지 문제가 있고 한계에 봉착한 것 같다”며 “우선 햇볕정책이란 명칭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일본 주요 언론사의 논설위원들과 만나 “햇볕정책이란 명칭은 북한에서도 그렇고(좋아하지 않고) 하니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노 후보는 당내 대선 후보경선 과정에서 햇볕정책의 일부 시행상 문제점을 지적하기는 했지만 명칭을 문제삼으며 본격적인 문제를 제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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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또 “햇볕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국민적 동의를 충분히 얻지 못하고 실행함으로써 많은 장애를 만났고 특히 2000년 6·15 남북정상회담을 정략적으로 이용하고 있지 않느냐는 의심을 받은 것도 문제이다”고 말했다. 그는 6·29 서해교전에 대해 “우리 정부는 북한 측에 서해교전에 대해 사과와 재발 방지를 확실히 요구하고 대북관계 진행을 부분적으로 중단하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유종필(柳鍾珌) 공보특보는 “햇볕정책의 기조에 대한 노 후보의 지지 입장에는 전혀 변화가 없다”며 “‘대북관계의 부분적 중단’ 언급도 금강산관광 등 민간경제 교류의 중단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박선숙(朴仙淑) 대통령공보수석비서관은 “국민 대다수가 동의하고 주변 4강을 비롯해 전 세계가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 햇볕정책 외에는 길이 없다는 데 동의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