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북한 금강산댐에 대응하기 위해 증축을 결정한 ‘평화의 댐’ 공사 수주를 놓고 건설업체들의 물밑 경쟁이 한창이다.
총 공사비가 1950억원에 이르는 대형 공사인데다 전 국민의 이목이 집중된 사업이어서 상징성이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
이에 따라 건설업체들은 발주처인 한국수자원공사가 25일 발표하는 입찰공고 내용과 경쟁사들의 수주 전략을 파악하기 위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재 입찰을 준비 중인 업체는 대림산업 현대건설 대우건설 삼성물산건설부문 LG건설 등 10여개 업체에 달한다.
이 가운데 가장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업체는 대림산업.
대림산업은 87년 평화의 댐을 건설했을 뿐만 아니라 올 4월 실시한 보강공사까지 맡은 연고를 내세우고 있다. 기존 댐에 대한 설계 노하우를 보유했을 뿐만 아니라 보강공사 때 투입한 인력이나 장비를 바로 사용할 수 있어 여러모로 유리하다는 것.
현대건설은 국내 건설업체 가운데 댐을 가장 많이 건설해 축적된 노하우를 갖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국내외에서 20여개의 대형 댐을 건설한 경험이 있어 가장 안전하고 견고한 댐을 건설할 수 있다는 것.
대우건설은 99년 10월 완공한 라오스 호웨이호댐(저수량 5억t) 준공 실적을 앞세워 수주전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수자원공사가 입찰 방식을 최저가입찰제로 결정하면 무리하게 수주하지는 않을 방침이다. 업체간 과당 경쟁으로 수익성이 떨어지면 자칫 부실시공으로 이어져 회사 이미지를 떨어뜨릴 수 있다고 보기 때문.
삼성물산 건설부문도 대우조선과 비슷하다. 입찰방식을 결정하는 공고가 날 때까지 평화의 댐 증축에 필요한 각종 자료를 분석하는 작업을 마무리짓고 최종적으로 입찰 참가 여부를 확정할 계획이다.
LG건설은 컨소시엄 형태로 입찰에 참여하는 방안을 고려중이다. 댐 시공 실적이 거의 없어 독자적으로 사업에 참여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는 판단이다.
평화의 댐 증축공사는 북한의 금강산댐 붕괴에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올 9월부터 공사를 시작해 2004년 12월까지 마무리하게 된다. 공사가 끝나면 댐 높이가 현재 80m에서 125m로 높아지고 저수용량은 5억9000만t에서 26억3000만t으로 늘어나 금강산댐이 붕괴하거나 200년 빈도의 홍수(하루 강수량 400㎜)가 발생하더라도 충분히 방어가 가능하다.
송진흡기자 jinhup@donga.com
고기정기자 koh@donga.com
박형준기자 love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