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과 여성이 기억에 사용하는 뇌의 부위가 다르며, 감정 변화를 일으키는 자극적인 사건이나 장면은 여성이 남성보다 더 잘 기억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스탠퍼드 대학과 스토니브룩 소재 뉴욕주립대 공동 연구팀이 각각 12명의 남녀를 대상으로 96장의 사진을 연속으로 보여 주고, 3주 후 같은 사진을 다시 보여주면서 뇌를 자기공명영상(MRI)촬영해 본 결과, 이 같은 결론을 얻었다고 로이터통신이 22일 전했다.
실험에는 인간 해부 장면, 팔다리가 절단된 몸, 화난 표정의 얼굴, 공동묘지 사진 등 감정을 자극하는 사진들이 포함됐다.
그 결과 자극적인 사진은 여성이 남성보다 10∼15% 더 정확하게 기억했으며 남성은 자극적인 장면에 대한 기억을 떠올릴 때 뇌 우측 편도(扁桃)를 쓰는 반면 여성은 뇌 좌측 편도를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이끈 투어한 캔리 교수는 “감정과 관련된 사건이나 대상을 기억하는 심리적 과정이 남녀에 따라 다른 것 같다”고 말하고 여성이 주로 언어 사용과 관련된 좌뇌를 사용해 기억하는 데 대해서는 “여성들이 본 장면을 이야기로 만들어 저장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성규기자 kim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