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정책(Sunshine Policy)’은 1998년 4월초 영국을 방문 중인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런던대 연설에서 처음으로 사용한 후 현 정부의 전매특허처럼 사용돼왔다.
그러나 햇볕정책은 이름만 달라졌을 뿐 실제는 노태우(盧泰愚) 전 대통령 이후 우리 정부가 추진해온 평화통일정책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특히 6·15정상회담 발표를 2000년 4·13총선 직전에 하는 등 햇볕정책을 현 정부가 정략적으로 이용하는 바람에 본래의 취지를 퇴색시켰다는 비판도 받아왔다.
햇볕정책에 대해서는 23일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가 “햇볕정책이라는 명칭에 문제가 있다”고 문제를 제기하기 이전부터 적절하지 못한 용어라는 비판이 적지 않았다.
북한은 햇볕정책이 “결국은 사회주의 체제라는 외투를 벗기려는 의도”라고 주장해 불편한 심기를 여러 차례 내비쳤다. 리처드 아미티지 미국 국무부 부장관도 지난해 1월 “김대중 정부가 지금까지 남북관계에 정권의 운명을 걸고 있어서 실패했을 때의 부담이 크다”며 “햇볕정책이란 용어를 사용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이후 정부는 대북화해협력정책이라는 용어를 햇볕정책과 병행해왔으나 지금까지도 햇볕정책이란 용어가 가진 상징성을 포기하지 못하고 있다.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성동기기자 espr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