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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이동국 또 골… 마음고생 ‘훌훌’

입력 | 2002-07-24 22:10:00

“내가 먼저야”. 지난해 K리그 최우수선수인 성남 신태용(왼쪽)과 안양 미드필더 김성재가 격렬한 몸싸움을 벌이며 공중볼을 다투고 있다.신석교기자


‘인내는 쓰나 그 열매는 달다’고 했다.

프로축구 전남드래곤즈 스트라이커 신병호(25)와 포항스틸러스 골잡이 이동국(23)만큼 이 말이 절실히 와 닿는 선수도 없을 것이다.

신병호는 24일 열린 삼성파브 K리그 부산아이콘스와의 원정경기에서 전반 23분 선제 결승골을 터뜨려 팀에 2승째를 안겼다. 20일 포항 원정경기에 이은 2연속 골. 전남은 신병호의 결승골에 힘입어 단숨에 3계단 뛰어오른 4위를 마크했다.

이동국 역시 이날 대전 원정경기에서 후반 11분 교체투입된 지 13분 만에 아크 정면에서 그림 같은 오른발 슈팅으로 선제골을 기록했다. 20일 전남과의 원정경기에서 헤딩 동점골을 뽑아낸 데 이은 2경기 연속 골이자 대회 3호골로 다보(부천 SK) 등과 득점 공동선두.

98년 프랑스월드컵 후 한국축구의 대들보로 꼽히던 이들은 끝내 2002월드컵에 출전하지 못한 비운의 스타.

신병호는 한때 올림픽대표팀의 ‘황태자’로 꼽혔으나 99년 말 일본 J리그에 진출하겠다며 국내 드래프트를 거부했고 이후는 눈물 젖은 떠돌이 생활.

요코하마 마리노스가 테스트만 계속하다 계약하지 않았고 이후 브라질 2부 리그, 일본 J2 최하위팀 미토 홀리호크팀을 떠돌았다. 지난해 국내에 복귀했으나 3억원에 계약한 울산 현대로부터 “공격 자원이 넘친다”는 이유로 또다시 전남으로 팔리는 수모를 당했다. 그가 올 시즌 그라운드에서 놀라운 집중력을 보이는 것은 이 같은 배경 때문.

이동국은 독일 분데스리가 적응 실패 후 ‘히딩크 사단’ 합류에 모든 힘을 쏟았으나 끝내 탈락하는 불운을 겪었다. 월드컵 4강 신화가 이뤄지는 동안 그는 눈물을 곱씹으며 개인 훈련에 비지땀을 쏟아 괄목할 만한 기량으로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다.

이날 전북 현대는 수원 삼성과 1-1로 비겨 2000년 6월 3일 이후 내리 8연패를 당한 ‘수원 징크스’에서 탈출했다. 전북은 2승4무 무패로 단독 선두.

전북은 지난해 정규리그에서는 꼴찌에서 두 번째인 9위 팀. 그러나 전북은 올 시즌 들어 조윤환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앉힌 뒤 확실히 달라진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조 감독은 이날 “선수들이 자신보다 팀을 먼저 생각하고 경기에 임해 자신감을 보여주는 것이 팀 상승세의 가장 큰 요인”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열린 5경기에는 모두 11만3817명이 입장해 주중 10만 관중 행진을 이어갔다.

배극인기자 bae2150@donga.com

전주〓주성원기자 swon@donga.com

▽성남

성남 1-1 안양

득점=뚜따(전31·도움=최태욱·안양) 황연석(후33·도움=가이모토·성남)

▽울산

울산 1-1 부천

득점=박성철(후21·도움=이을용·부천) 전재운(후42·도움=김현석·울산)

▽대전

대전 1-1 포항

득점=이동국(후24·도움=김상록·포항) 샴(후44·도움=정영훈·대전)

▽부산

전남 1-0 부산

득점=신병호(전23·도움=이영수·전남)

▽전주

전북 1-1 수원

득점=조병국(전5·수원) 에드밀손(후8·도움=서혁수·전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