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년 경부고속철도와 함께 건설 계획이 세워졌던 호남고속철도가 윤곽을 자리잡아 가고 있다.
25일 건설교통부가 공개한 기본계획을 보면 호남고속철도는 국토의 균형발전을 위한 기간교통망이자 중국(TCR)과 러시아(TSR)로 연결할 동북아의 물류교통망 중심축으로서 역할하게 된다.
건교부는 이를 위해 전구간을 3단계로 나눠 수요에 따라 건설시기를 나눠 추진한다. 또 경부고속철도 때 겪었던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기 위해 계획 수립 단계부터 환경 문화재 기술 등 11개 전문기관에 용역을 줘 교통수요와 노선의 적합성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했다.
▽건설 및 운용〓호남고속철도의 노선은 서울에서 경부고속철도와 같이 가다가 중부지역에서 분리한 뒤 익산∼광주∼목포로 연결된다. 서울 출발역은 서울역으로 밀집된 교통수요를 분산하기 위해 양재동이나 수서 일대에서 결정된다.
건설은 3단계로 진행된다.
1단계는 중부지역 분리역에서 익산까지를 최우선적으로 건설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서울역 용산역 광명역에서 중부 분리역까지는 기존의 경부고속철도를, 중부 분리역∼익산 구간은 신선을, 익산∼목포 구간은 호남선을 각각 활용해 고속열차가 영업을 시작한다.
건교부는 서울 구간을 양재동이나 수서에서 출발해 경기 화성시 정남면에서 경부고속철도와 만나는 신설을 건설하는 방안을 당초 2단계로 추진키로 했다가 1단계 사업 때 병행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이 경우 경부고속철도나 호남고속철도 모두 서울역∼용산역∼광명역과 양재역 또는 수서역을 이용할 수 있다. 즉 강남지역 주민이 양재나 수서역을 이용, 경부고속철도를 탈 수 있다는 것.
2단계는 서울 출발역에서 중부권 분기역까지를 신설한다. 만약 서울∼정남 구간이 1단계 때 건설된다면 정남∼중부권 분기역 구간만 건설한다.
3단계는 나머지 익산∼목포 구간을 건설하는 것이다.
건교부는 장기적으로 용산역과 양재(수서)역을 연결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으나 2040년 이후에나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기대 효과〓상대적으로 교통시설이 낙후됐던 호남지역의 교통 여건이 크게 좋아진다.
건교부는 호남고속철도 전구간이 신설되면 서울∼목포까지 소요시간이 현재의 4시간 40분(호남선 새마을호 기준)에서 1시간 38분(천안역을 분리역으로 할 때 기준)으로 현저히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단계 사업이 완료돼 일부 신설, 일부 기존선을 활용하는 방식일 때에는 고속열차의 운행속도가 평균 시간당 120㎞에 불과, 소요시간은 2시간 50분 수준으로 올라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황재성기자 jsonh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