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학을 전공하지 않은 이공계 과학자들도 서울대 법대 교수가 될 수 있다.
서울대 법대(학장 안경환·安京煥 교수)는 25일 "다음 학기부터 신설되는 '과학기술과 법'이라는 과목을 강의할 전임교수 모집공고를 2일 냈다"며 "법학박사 학위가 없어도 자연과학과 공학, 의학 등에 대한 전문지식이 있는 사람을 교수로 채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대 법대가 법학 학위가 없는 사람을 교수로 채용하기로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법대측의 이같은 결정은 생명과학이나 특허, 의료 등 전문적인 과학지식을 갖춘 인력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는 사회적 필요를 받아들인 것이다.
안경환 학장은 "자연과학과 기술의 성과를 바탕으로 사회적 제도의 변화가 이뤄지는 가운데 이를 제도적으로 종합해주는 역할을 법학이 해야한다"며 "법학 전공자들도 과학에 대한 깊은 통찰력과 지식이 필요한 상황이 됐다고 판단해 결정했다"고 말했다.
안 학장은 또 "미국 유명 로스쿨에서는 이미 '로 앤 테크놀러지(Law and Technology)'라는 과목이 있어 이공계 학자들이 가르치고 있다"며 "앞으로 법대 내에서 법학자와 자연과학자 사이에 활발한 지적 논쟁이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민동용기자 min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