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애니메이션 ‘아이스 에이지’(Ice Age)는 관객을 빙하시대로 이끈다.
이 작품의 ‘애니메이션 혈통’은 ‘20세기 폭스’. ‘아나스타샤’ ‘타이탄 A.E.’ 등 몇편의 애니매이션을 내놨으나 큰 재미를 보지 못했던 20세기 폭스의 야심작이다.
3월 미국 개봉 첫주 박스 오피스에서 4800만달러(약 576억)로 1위에 오르며 ‘슈렉’의 첫주 성적을 앞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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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 에이지
예고
▽빙하시대 3총사〓스토리는 간단하다. 세 동물이 아이에게 부모를 찾아주는 과정에서 겪는 모험을 통해 우정과 가족의 의미를 발견한다는 것. 빙하시대에 대한 섬세한 스케치와 세 주인공의 선명한 캐릭터가 매력적이다.
△맨프레드:키 3m, 몸무게 8톤. 코끼리의 선조격인 매머드(Mammoth)로 온몸이 긴털로 덮여 있다. 매우 감성적인 성격으로 고독을 즐긴다. 화가 났을 때는 긴 상아로 공격한다.
△시드:키 1.5m, 80㎏. 진화가 덜 된 나무늘보. 수다쟁이. 자칭 빙하시대를 대표하는 지성이자 과학자로 불에 관심이 많다.
△디에고:키 2m, 150㎏(극중 추정치). 극중 호랑이라고 불리지만 실제 검치 호랑이(劍齒虎). 왕송곳니가 있다. 그룹중 유일하게 육식동물이고 꽤 음흉하게 보인다.
▽영화 ‘아이스 에이지’는?〓이 영화는 할리우드 애니매이션의 전통 문법에 충실하다. 로맨스가 빠져 있으나 작품 곳곳에 우정과 유머의 ‘온기’가 흐른다.
지금부터 2만년전. 인간과 검치 호랑이는 빙하 시대의 패권을 놓고 싸움을 벌인다. 인간의 사냥으로 가족을 잃은 검치 호랑이들은 복수를 위해 마을을 습격한다.
아직 돌이 되지 않은 아이 로산은 엄마의 보호로 위기를 모면하나 강물에 빠진다. 겨울 나기를 위해 따뜻한 남쪽으로 가는 무리들과 떨어진 맨프레드와 시드는 강가에서 로산을 발견한다.
시드는 겉으로는 무뚝뚝하나 속내는 따뜻한 맨프레드를 설득해 로산을 인간에게 돌려주기로 한다.
디에고는 우두머리로부터 로산을 잡아오라는 임무를 받은 검치 호랑이. 그러나 맨프레드의 거대한 몸집에 눌려 길 안내를 자처한 뒤 호시탐탐 기회를 노린다.
영화 속에서 왜 동물들은 자신들을 사냥하는 인간의 아이 로산을 도울까?
그것은 이들의 공통된 ‘결함’ 때문이다. 이들 세 동물을 무리로부터 따돌림 당하는 등으로 외로운 존재다. 디에고는 두려움의 대상으로 친구가 없고 시드의 동료들은 시드를 버리고 떠났다. 인간에게 공격당해 가족을 잃은 맨프레드는 아예 친구라는 단어를 부인한다. 그는 “친구 소린 빼.” “‘우리’라는 건 없다”고 말한다. 즉 이들 ‘문제 동물’들은 엄마를 잃고 외톨이가 된 로산에게 동병 상련을 느끼는 것이다.
영화는 이처럼 모난 세 동물에게 아이의 부모 역할을 맡기면서 가족과 우정이 얼마나 소중한가를 그려냈다.
▽아이스 에이지-에피소드〓관객은 다람쥐와 쥐를 섞어놓은 듯한 ‘스크랫’에 매료될 듯하다. 스크랫은 잊을만 하면 다시 등장해 익살로 웃음을 주는 피에로 역할을 한다.
스크랫의 존재는 또 ‘아이스…’의 상상력과 기술력을 상징한다. 스크랫이 도토리를 빙판에 톡톡 박다 생긴 작은 균열이 점점 커지면서 거대한 빙산이 붕괴되는 장면은 압권이다.
영화 ‘에일리언’ 시리즈 등에 참여했던 애니매이션 스튜디오 ‘블루 스카이’가 스케치부터 찰흙 모델링, 랜더링 등에 이르는 3D 작업을 맡았다.이 3D 마술은 거대한 빙산의 붕괴와 화산의 분출, 환상적인 동굴 등의 화면을 통해 볼거리를 제공한다. 제작 기간 2년에 총 제작비는 5000만달러(약 600억).
아쉬운 것은 ‘음악의 결여’다. 영화전체에 거의 음악이 없어 조금 수다스럽다.
전체 관람 가. 8월8일 개봉
김갑식기자 gs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