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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나이 130억년…추정치보다 10억년 더 많아

입력 | 2002-07-25 18:40:00

구상성단들(노란색)이 우리 은하의 외곽에서 하나의 거대한 평면 내에 분포하고 있다. 이는 구상성단들이 근처의 위성 은하에서 만들어져 우리 은하에 편입됐다는 점을 말해준다. /사진제공 연세대


우주의 나이가 종래에 추정했던 120억년보다 최소한 10억년 더 많다는 것을 말해주는 결정적 증거를 한국천문학자들이 밝혀냈다.

연세대 자외선우주망원경연구단 윤석진(31·박사과정) 연구원과 이영욱(李榮旭·41) 교수는 우리 은하 외곽에 분포하는 구상(球狀)성단이 우리 은하보다 약 10억년 젊은 근처의 은하에서 형성된 뒤 우리 은하와 충돌하면서 편입됐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발표했다.

미국의 과학권위지 ‘사이언스’는 26일자에 이 교수팀의 논문을 자세한 해설기사와 함께 보도하면서 “우주의 나이와 은하 형성과정을 밝힐 획기적 연구 결과”라고 평가했다.

연구팀은 이번에 63년 동안 천문학계에서 미해결의 난제로 남아 있던 ‘오스터호프 이분법’에 대한 해답을 찾아냈다. 오스터호프 이분법이란 우리 은하에 존재하는 구상성단들이 중(重)원소 함량이 전혀 다른 두 개의 집단으로 양분되는 현상이다.

구상성단은 수십만개의 별이 공처럼 모여 있는 천체로, 여기에 있는 별은 우주에서 가장 늙은 별이어서 우주의 나이를 재는 척도가 된다. 하지만 우리 은하의 구상성단은 중원소 함량 등 물리적 성질이 전혀 다른 두 개의 집단으로 나누어져 있어 우주의 나이를 정확히 측정하는 데 장애가 되어 왔다.

이 교수는 “우리 은하에 존재하는 구상성단 150개 가운데 M15, M92 등 중원소 함량이 적은 7개는 우리 은하 외곽에서 하나의 거대한 평면 내에 분포한다는 것을 발견했다”며 “이는 7개의 구상성단이 원래는 대마젤란은하에 있었으나 과거에 우리 은하와 충돌하면서 중력에 잡혀 우리 은하에 속하게 됐다는 사실을 말해준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우리 은하의 구상성단들이 우리 은하보다 약 10억년 젊은 근처의 은하에서 형성된 후 편입됐다는 사실은 우주의 나이도 종래 추정치보다 10억년 많은 130억년이라는 것을 말해준다”고 덧붙였다.

신동호 동아사이언스기자

dong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