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동부 아이비리그를 대표하는 두 명문 사립대가 치열한 해킹 공방을 벌이고 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예일대는 25일자 교내신문을 통해 “프린스턴대 입학처 관계자들이 4월 이후 18차례나 예일대 합격통보 사이트에 무단 침입해 11명에 대한 입학허가 결정을 알아냈다”고 폭로했다.
프린스턴대 관계자들이 해킹한 사이트는 예일대에 지원한 학생들만이 접속할 수 있는 사이트.접속자의 사회보장번호와 생년월일 정보가 있어야 들어갈 수 있다.
도로시 로빈슨 예일대 부총장은 “프린스턴대의 해킹은 지원자의 사생활을 침해하는 범죄행위”라며 “미 연방수사국(FBI)에 조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곤혹스러워진 프린스턴대는 25일 저녁 서둘러 발표한 성명에서 “우리 같은 외부 대학 관계자들도 쉽게 접속할 수 있는지 알아보려고 했을 뿐 다른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하는 한편 스티븐 러미네이거 부총장 겸 입학처장을 26일 정직처분하는 등 사태 수습에 분주한 모습이다.
두 대학 측은 해킹의 정확한 이유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지만 프린스턴대가 두 대학에 동시 지원한 학생들의 예일대 합격 여부를 미리 알아보기 위해서였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또한 프린스턴대가 예일대 합격자들의 구체적인 신상 정보를 알아보기 위해 해킹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제임스 프리드먼 전 다트머스대 총장은 “날로 치열해지는 명문 사립대들의 우수 신입생 확보경쟁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이번에 해킹당한 사이트는 예일대가 지난해 말 개설한 것으로 올해 예일대 입학생 1500명중 1190명이 이 사이트를 통해 입학 여부를 확인했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정미경기자 mick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