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계 비리를 수사 중인 서울지검 강력부(김규헌·金圭憲 부장검사)는 28일 일부 연예기획사의 영화 및 가요 사업에 폭력조직의 자금이 흘러들어간 정황을 확보, 자금 출처를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연예기획사가 폭력조직이 포함된 투자자들에게 수익을 분배하는 과정에서 불만을 품은 폭력조직이 회사 관계자 등을 폭행했다는 제보가 입수됐다"고 말했다.
검찰은 계좌추적 등을 통해 폭력조직에서 연예기획사에 유입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자금의 조성 경위를 확인 중이며 이 자금이 불법 오락실이나 유흥업소 등을 통해 불법적으로 조성된 것으로 확인될 경우 해당 폭력조직으로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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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또 방송사 PD 등에게 금품을 제공한 의혹을 받고 있는 유명 개그맨 S씨가 운영 중인 프로덕션 관계자들을 소환해 회사에서 압수한 회계장부 등에 대한 조사 결과를 토대로 회사 자금의 사용처에 대해 수사 중이다.
S씨는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잠적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검찰은 "S씨가 없어서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그의 혐의가 확인된 것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연예기획사에서 소속 가수의 홍보 청탁과 함께 음반 홍보비(PR비)를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PD와 기자 10여명에 대해 이번주 초 검찰에 출두하라고 통보했다.
검찰은 일부 잠적한 PD들을 추적 중이며 PD나 기자들이 소환에 불응할 경우 검거에 나서고 이들의 도피를 돕는 사람들을 모두 형사처벌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검찰은 1991년∼2001년 MBC 가요 프로그램을 제작하면서 1998년 6월∼2000년 7월 연예기획사 등에서 가수의 가요 프로그램 출연 청탁과 함께 2380만원을 받은 혐의로 MBC 김영철(金英澈) 부국장을 구속했다.
검찰은 또 연예기획사인 도레미미디어 대표 박남성씨(수배 중)가 회사 자금 23억원을 횡령하는 과정에서 박씨의 지시를 받고 거래업체에 23억원 상당의 비용을 지급한 것처럼 허위 계약서를 작성한 혐의로 이 회사 관리부장 김영진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명건기자 gun4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