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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이슈]黨對黨 통합이냐 개혁신당이냐

입력 | 2002-07-28 19:03:00


한나라당을 제외한 민주당과 자민련 등을 중심으로 한 신당 창당 논의가 서서히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가 ‘개혁신당’을 모색 중이고 이인제(李仁濟) 의원이 민주당 비주류 및 자민련 등과 함께 ‘제3정당’ 창당을 구상 중이라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 여기에 민주당 한화갑(韓和甲) 대표와 중도파들까지 신당 논의에 가담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부상하는 ‘당 대 당 통합론’〓민주당 내 중도파들이 논의의 진원지가 되고 있다. 우선 8·8 재·보선 이후 ‘분권형 권력구도’ 도입을 위한 개헌론을 매개로 신당 창당의 명분을 확보하고 9월 말경 ‘민주당+자민련+민국당+한국미래연합’ 등을 망라하는 거대 신당을 창당한다는 구상이다. 이인제 의원을 중심으로 민주당 비주류 일부와 자민련 등이 통합하는 이른바 ‘소(小) 신당 창당’ 구상의 확대발전형으로 볼 수 있다.

당 대 당 통합을 실현할 경우 자연스럽게 지분이 분산돼 누구든지 기득권이 없는 상태에서 대선후보 경선에 가담할 수 있기 때문에 외부세력을 끌어들이는 기폭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 내에서는 동교동계와 범동교동계, 중도개혁포럼, 비주류 인사들이 여기에 동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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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대표 측은 이 같은 ‘반(反) 이회창 연대’에 원칙적으로 동의하고 있지만 신당에서 경선이 벌어지더라도 노 후보를 지원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자민련도 김종필(金鍾泌) 총재를 중심으로 일부 친(親) 한나라당 성향을 제외한 의원들이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고 김윤환(金潤煥) 민국당 대표도 이에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당 대 당 통합을 이뤄내기 위해서는 민주당 내 과반수의 지지를 얻어내야 한다는 점이고 노 후보가 반대할 경우 분당(分黨)사태까지 갈 수 있는 위험성을 안고 있다.

▽노 후보 측의 움직임〓‘개혁신당’을 모색하며 중도파나 비주류 측의 움직임을 경계해왔던 노 후보도 일단 신당론에 문을 열어놓고 있다. 노 후보가 28일 당내 여러 갈래의 신당론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언급한 것도 신당 논의라는 당 전체의 흐름과 맥을 같이할 필요성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노 후보의 한 핵심측근은 최근 한 대표 측에 “노 후보는 한 대표에 대해 전폭적인 신뢰감을 가지고 있으며 현 체제가 그대로 유지되기를 바란다”는 의사를 전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노 후보가 당내 개혁세력을 중심으로 한 ‘개혁신당’을 구상해왔기 때문에 중도파 중심의 ‘당 대 당 통합론’을 수용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특히 노 후보의 ‘후보직 사퇴’가 전제조건이라 할 수 있는 당 대 당 통합론에 대해 노 후보 측에서는 부정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최근 ‘8월 말’을 신당론의 논의 시한으로 제시한 노 후보의 심중은 여전히 ‘개혁신당’에 있고 이는 당 대 당 통합론의 대항마적 성격이 강할 것으로 예측된다. 당 대 당 통합 신당이 대세를 얻을 경우 노 후보가 ‘개혁신당’을 만들어 떨어져 나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윤영찬기자 yyc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