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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인터뷰]성시경 “여름엔 발라드도 시원∼해야죠”

입력 | 2002-07-29 17:24:00


신승훈의 콘서트 ‘더 서드 아일랜드(섬)’이 열린 27일 밤.

가수 성시경이 객석 한켠에 앉아 있었다. 노래에 맞춰 파란 형광봉을 흔들어대는 모양이 여느 팬들과 다름없다. 그는 “승훈이 형의 골수 팬인데다 나도 8월 중순부터 전국 순회 콘서트에 하기 때문에 보러 왔다”고 말했다.

성시경은 지난해 5월 데뷔와 동시에 국내 발라드의 맥을 이을 기대주로 떠오른 가수. 김형석 윤종신 유희열 김조한 등 발라드 스타들이 그를 친동생처럼 여기는 이유도 ‘발라드 후배에 대한 동질감’ 때문이다. 그는 “그런데 승훈이 형하고는 자주 못만났다”며 “승훈이 형을 두고 강타(H.O.T.의 전 멤버)하고 나하고 애인다투듯 경쟁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래 듣기

우린 제법 잘 어울려요

넌 감동이었어

사랑해서 슬픈 날

그는 최근 2집 ‘멜로디 다무르’(Melodie D’amour·사랑의 멜로디)를 냈다.

반응도 1년 넘게 기다린 발라드 팬들이 몰려들어 15만장을 가볍게 넘어섰다. 더구나 연예계 비리 사건으로 가수들이 숨죽인채 새음반 발표를 미루고 있어 그의 활동은 더욱 대조적이다.

타이틀곡은 ‘우린 제법 잘 어울려요’(박근태 작곡 심현보 작사). 복귀 시기가 여름인 점을 감안해 시원한 해변 음악의 분위기를 물씬 풍기고 있다. 수줍은 듯 속삭이는 목소리와 절제된 창법이 곡의 느낌을 절실하게 표현하고 있다. 이 노래는 음반 발표 이전 화장품 CF에 삽입돼 여성 팬들의 귓가를 맴돌았다.

2집에는 윤종신 김형석 박승화 등 친한 발라드 스타들이 대거 참가했다. 성시경이 컨셉트를 갖고 선배들을 일일이 찾아다녔고 선배들이 흔쾌히 곡을 줬다. ‘이렇게라도’ ‘바램’ ‘사랑해서 슬픈 날’ 등이 모두 그런 노래다. 김조한은 듀엣곡 ‘사랑하겠죠’에서 함께 호흡을 맞췄다. 그 덕분에 새음반은 마치 국내 발라드 톱 가수와 작곡가들이 성시경에 ‘헌정’한 음반같다.

“2집은 첫 음반에 비해 내가 만들어간다는 느낌을 더욱 가질 수 있었어요. 팬들도 그런 대목을 짐작할 수 있을 겁니다. 승훈이 형이나 종신이 형처럼 노래를 만들어내는 뮤지션이 궁극의 목표입니다.”

2집은 대어급 가수들이 넘어야할 ‘소포머 징크스’가 도사리고 있는 곳. 그러나 그는 “되고 안되고는 나중 문제였고 녹음할 때는 팬들에게 줄 선물을 준비하는 것처럼 설렘과 긴장으로 즐거웠다”고 말했다.

고려대 재학중인 그는 봄학기를 녹음과 공부로 보낸 덕분에 “학점이 조금 좋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데뷔 이후 잃은 것도 적지 않지만 공연 무대에만 서면 무아지경에 빠진다”며 “연예인으로서 말못할 어려움이 많지만 하고 싶은 것을 하는 직업이라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라고 말했다.

그는 8월 9∼11일 서울 경희대 평화의전당에서 공연을 갖는다. 1588-7890

허 엽기자 he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