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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인터뷰]트로트 가수 하동진의 ‘인연’ 성인가요 1위 올라

입력 | 2002-07-29 17:27:00


27일 밤 경인방송의 트로트 프로그램 ‘성인가요 베스트 30’의 무대.

이 날의 주인공은 가수 하동진였다. 그는 88년 데뷔했지만 지난해 11월 ‘인연’을 발표하기 전까지만해도 무명이나 다름없던 가수. 그러나 이날 그는 송대관의 ‘사랑이 무어냐’와 다툰 끝에 정상을 차지했다.

그는 “‘인연’이 1위로 호명되는 순간, 14여년의 무명 시절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갔다”며 울음밖에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날 TV 화면에는 진행을 맡은 김성환 한혜진과 출연 가수들이 하동진의 경사를 자기 일인양 눈시울을 붉혔다.

‘인연’은 맺어지지 못한 사랑의 인연을 슬퍼하는 노래. 그러나 트로트 특유의 애상적인 분위기보다 경쾌한 리듬과 깔끔한 목소리로 슬픔 뒤의 내일을 노래하고 있다.

“‘인연’이라는 노래중에 지난 일을 괴로워 말자는 내용이 있어요. 건강하고 상쾌한 분위기로 새로운 트로트를 선보이고 싶습니다. 트로트는 가슴 깊숙이 내부의 응어리를 토해낼 수 있는 게 매력입니다.”

하동진은 88년 ‘선채로 이곳에 돌이 되어’로 데뷔했다. 그러나 트로트 신인이 인기가수급으로 자리매김하려면 10년은 걸린다는 게 속설. 특히 트로트 계에서는 수년전 발표했던 노래가 히트하는 경우도 많다. 여기에 송대관 설운도 등 ‘트로트 4인방’의 벽을 넘기도 쉽지 않다.

하동진은 “무명 시절에는 지하철 차비가 없어 걸어다니기도 했다”며 “투자한 지 14년만에 서막이 열리는 셈인데 가수 인생의 대차대조표가 어떨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트로트라고 무조건 ‘수준 이하’로 볼 게 아니라 꼼꼼히 따져 듣다보면 다른 장르에 없는 가슴의 울림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가 2년전 발표한 ‘인생은 바람’은 록발라드 못지 않은 곡 흐름과 가창력을 선보이고 있다. 그는 연예인 봉사단 ‘자연의 친구들’ 단장으로 지체 장애인이나 백혈등 돕기에도 나서고 있다.

허 엽기자 he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