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대회가 끝난지 한 달이 지나면서 울산 월드컵 대회를 위해 마련한 시설물들이 흉물로 방치되는 경우가 많아 사후관리가 시급하다.
가장 큰 ‘애물단지’로 지적되는 것은 울산 문수축구경기장 옆의 야구장 부지.
시는 지난 95년 남구 옥동 일원 91만2300여㎡에 축구장과 야구장 등을 건립할 체육공원부지로 지정한 뒤 99년 야구장 부지 12만3000㎡를 40억원에 사들이는 등 총 146억6000여만원을 들여 체육공원 부지를 매입했다.
문수경기장은 지난해 4월 완공했으며 야구장(2만1142석)은 총 607억원을 들여 2003년 착공, 2005년 완공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야구장은 사업비 확보가 어려워 2005년 이후로 건립계획이 연기됐으나 지난해 ‘월드컵 대회때의 주차공간 확보’를 내세워 56억원을 들여 부지조성을 마쳤다.
신임 박맹우(朴孟雨) 시장도 선거때 공약이었던 ‘야구장 건립 및 프로야구단 유치’를 ‘현재로는 수용하기 어려운 사업’으로 분류해 결국 부지 매입비와 조성비 등 96억원만 낭비한 꼴이 됐다.
문수경기장 주위의 이중펜스(높이 2m)도 마찬가지. 월드컵을 앞두고 국제축구연맹(FIFA)이 ‘불순분자 등의 난입을 막기 위해’ 시에 요구했던 이중펜스는 시가 8000만원을 들여 문수경기장 주위 680m에 설치한 것. 하지만 이 펜스 때문에 조경 관리를 위해 한참을 둘러 화단으로 들어가야 하고 도시 미관을 크게 헤치는 등 흉물로 방치되고 있다.
또 문수경기장 옆의 월드컵 안전통제본부 사무실로 사용된 가건물(면적 230㎡)도 현재 청소원들의 재활용품 창고로 사용되는 등 방치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원만한 월드컵 대회를 위해서 FIFA의 요구를 받아들여 시설물을 설치했다”며 “시민 불편을 초래하거나 미관을 해치는 월드컵 관련 시설물을 철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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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정재락기자 jr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