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큐 파파 큐큐 파파 우홍이 숨이 차 보인다 큐큐 파파 더 빨리
더 빨리 더 더! 큐큐 파파 우홍의 숨소리가 뒤로 물러난다 저 멀리로 큐큐 파파 큐큐 파파 우철아, 군인도 전차도 전함도 전투기도 없는 조선 사람들이 싸울 방법이 뭐가 있겠노? 큐큐 파파 나도 큐큐 파파 우홍아 나도 큐큐 파파 내 피로 왜의 피를 씻어내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할 때가 있다 하지만 우홍아 큐큐 파파 도저히 큐큐 파파 이나모리 키와란 이름과 그 얼굴과 목소리가 지워지지 않는다 전쟁이다 큐큐 파파 그래 맞다 전쟁이다 왜놈은 우리를 (조센진)으로 밖에 보지 않는다 이름과 얼굴과 목소리가 있어도
큐큐 파파 (조센진)으로밖에 여기지 않는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나모리 키와를 일본 사람이란 이유만으로 구축(驅逐) 큐큐 파파 큐큐 파파 구축 큐큐 파파 구축 큐큐 파파 하지만 만약 관동 대지진 때처럼 우리 아버지를 우리 엄마를 우리 누이동생을 갓 태어난 우리 남동생을 (조센진)이란 이유만으로 큐큐 파파 모기나 파리처럼 구축한다면 나는 큐큐파파 이나모리 키와를 일본 사람이란 이유만으로 구축할지도 모르겠다 큐큐 파파 구축할 수 있나? 큐큐 파파 구축 큐큐 파파 구축 구축 구축 구축
큐큐 파파
아니다 내가 생각하고 있는 것은 구축이 아니다 그럼 너가 생각하는 건 뭐냐고 우홍이 묻겠지 큐큐 파파 언어는 생각을 날라주지 않는다 언어는 생각을 홀로 내버려둔다 큐큐 파파 그리고 언어는 목소리가 되는 순간 상실되고 만다 큐큐 파파 생각과 언어와 목소리가 하나가 되는 것은 이름을 부를 때뿐이다
큐큐 파파 큐큐 파파 나는 생각을 언어로 바꾸지 않고 큐큐 파파 내 안에 머물게 하고 싶다 큐큐 파파 큐큐 파파 나는 생각이 언어가 되고 언어가 목소리가 될 때 행동하지 않는다 큐큐 파파 내가 행동하는 것은 생각이 불쑥 목소리가 될 때다 큐큐 파파 큐큐 파파 나는 달린다 언어 따위에 걸려들지 않고 큐큐 파파
숨과 더불어 큐큐 파파 종달새 울음 소리와 갈대를 스치고 지나가는 바람이 내 숨이 되도록 바람과 숨이 다할 때까지 큐큐 파파 큐큐 파파 큐큐 파파
글 유미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