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이틀째 열린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장상(張裳) 국무총리 지명자에게는 전날 불거진 위장전입과 아들의 이중국적 문제에 대한 질문이, 19명의 증인에게는 주로 장 지명자의 땅 투기 의혹과 아파트 재산세 납부 문제, 대통령 부인 이희호(李姬鎬) 여사와의 관계 등에 대한 질의가 이어졌다.
▽장 지명자 질의 답변〓장 지명자는 이날 ‘여성 총리의 안보 역할’을 둘러싼 논란을 의식한 듯 “내가 어려서 평안남도 고향을 떠난 사람이다. 한치의 빈틈도 허용하지 않겠다. 안보의식이라면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확고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주적(主敵)이 누구냐는 질문에는 “북한이 우리를 위협한다면 북한이 주적”이라고 답했다.
장 지명자는 부산 동의대 사건(학생 시위 중 방화로 경찰관 7명이 사망한 사건)이 올 4월 민주화 운동으로 인정된 것과 관련해 “여론을 상당히 수렴했어야 했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질의가 모두 끝나자 장 지명자는 최종 발언에서 “이틀간의 청문회를 거치면서 늘 주변으로부터 도움을 받아왔다는 것을 새삼 뼈저리게 느꼈다. 교수로 일하면서 집안 살림을 소홀히 해 보통 국민들이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생겼다는 데 송구스러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정대철(鄭大哲) 위원장이 산회를 선포하자 방청객에 있던 일부 여성단체 인사들은 눈물을 글썽이며 퇴장하는 장 지명자의 손을 붙잡고 “수고하셨다” “정말 잘 하셨다”고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이에 장 지명자는 “힘들었다. 속이 많이 다쳤다”고 답했다.
▽증인신문〓한나라당 김용균(金容鈞) 의원 등은 장 지명자가 현재 살고 있는 서대문구 남가좌동의 아파트가 두 채를 합쳐서 한 채로 쓰고 있는데도 건물 및 과세 대장은 따로따로 해놓아 누진세를 피해가고 있다며 박활(朴活) 서대문구청 세무1과장을 추궁했다. 박 과장은 이에 대해 “현재 장 지명자는 2채를 별도로 해서 재산세 35만여원을 내고 있으나 실제로는 171만원을 내는 게 맞다”고 증언했다.
장 지명자의 학력기재 논란과 관련, 송지예(宋智叡) 전 이화여대 총장 비서는 “프린스턴 신학대학원을 프린스턴대로 기재한 것은 하버드나 예일대 안에도 신학대학원이 있어 착각한 것 뿐이지 다른 의도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언론사 등에 ‘프린스턴대학’이라고 보낸 서류는 내가 서명했다”고 말했다.
박금옥(朴今玉) ‘사랑의 친구들’ 사무총장은 “장 지명자는 98년 단체가 창립된 후 회의에 3번 나왔지만 특별한 아이디어를 주거나 기여한 바가 없다”고 말했다.
김수지(金秀智) 이화여대 교수는 ‘장 지명자와 함께 산 양주 땅을 수년 전 내놓아 복덕방에서 보러 왔는데 평당 30만원도 안 줘서 안 팔았다는 사실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그런 일은 전혀 없다”고 부인했다.
이종훈기자 taylor55@donga.com
김승련기자 sr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