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부터는 인터넷을 이용해 책을 구입하더라도 파격적인 할인가를 적용받을 수 없게 된다. 31일 ‘10% 내 범위내에서만 책값 할인’을 골자로 하는 ‘출판 및 인쇄진흥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기 때문이다. 이 법은 심재권(민주당)의원등 의원 32명이 공동 발의했다.
법안은 출판사들이 △판매 도서에 정가를 표시하도록 하고 △서점 등 간행물 판매업자는 발행일로부터 1년이 경과하지 않은 간행물에 대해 정가(오프라인 서점) 또는 정가의 10% 범위내 할인판매(온라인 서점)를 허용하며 △이를 어길 경우 300만원 이하 과태료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와 관련 지금까지 ‘도서 정가제 깨기’를 내걸고 영업해 온 인터넷 서점들은 이번 법안통과에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인터넷 서점 중의 하나인 ‘모닝 365’의 정진욱 대표는 “이제 인터넷 서점들도 밑빠진 독에 물붓기 식의 가격 경쟁이 출혈을 불러 오고 있다는 사실을 절감하고 있다”며 “그동안 파격적인 책값 할인에 익숙해진 고객들에게는 미안하지만, 인터넷 서점들도 수익성을 위해 지나친 가격경쟁을 삼가야 한다는 여론이 많았던 만큼 큰 충격으로 받아들이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 서점들도 책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깊이있게 제공하는 콘텐츠로 승부해야 할 때라는 것.하지만 뒤늦게 시장에 뛰어든 한 인터넷 서점 관계자는 “이미 상위권에 들어 있는 인터넷 서점이야 별 피해가 없겠지만, 시장에 진입한 지 얼마 안 되는 서점에게는 이번 법안 통과의 여파가 클 것”이라며 “배송료 인상, 마일리지 제도 보완 등을 통해 매출감소를 보완할 계획”고 전했다.
오프라인 서점들은 이 조치를 크게 환영하고 있다. 책값 할인판매 금지를 주장해 온 도서정가제 추진대책위 이창현 위원장(사단법인 한국 서점 조합연합회 명예회장)은 “과도한 책값 할인이 계속되면 궁극적으로 책값이 오를 뿐 아니라 학술서 등 전문서는 사라지고 베스트셀러만이 살아남게 된다”며 “정가제가 적절한 가격에 양질의 도서를 공급하는 제도라는 인식이 뿌리내리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허문명기자 angelhu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