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과 북한 백남순(白南淳) 북한 외무상은 31일 브루나이에서 개막된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회의장에서 전격 회동하고 6·29 서해교전으로 무산된 대북특사의 방북을 재개한다는 데 원칙적인 합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당국자는 “ARF 회의 개막직전 약 15분간 이뤄진 두 사람의 회동에서 파월 장관은 지난해 6월 북-미대화의 의제로 제시한 대량살상무기 비확산, 제네바 기본합의 이행, 재래식군비 감축 문제 등을 협의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백 외무상은 이날 오후 가와구치 요리코(川口順子) 일본 외상과의 회담을 마친 뒤 “조선(북)과 미국 사이에 회담을 재개키로 합의했다”며 “모든 것이 만족스럽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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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앞서 파월 장관을 수행한 리처드 바우처 미 국무부 대변인도 파월 장관과 백 외무상의 비공식 회동 사실을 공식 발표한 뒤 “후속회담이나 대북특사 방문 등의 문제에 대해 우리는 북한이 발표했던 성명들을 고려해 결정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북-미 외무장관의 이날 만남은 2000년 10월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의 방북 이후 21개월 만이며, 조지 W 부시 행정부 들어서는 처음 이뤄진 고위급 접촉이다.
반다르세리베가완(브루나이)〓김영식기자 spea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