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 사는 미생물에서 강력한 면역억제물질이 발견됐다.
연세대 생명공학과 이상규(李尙揆·사진) 교수는 31일 제주도의 토양 미생물에서 새로운 면역억제제인 ‘토토마이세틴’을 분리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는 미국학술원지(PNAS) 29일자와 로이터통신에 발표됐으며, 영국 의학전문지 란셋(Lancet)에도 곧 소개된다.
이 교수는 전국에서 7000여종의 미생물을 채취해 조사한 결과 제주도 한라산 일대에 사는 막대기 모양의 액티노마이세테스라는 미생물이 분비하는 이 물질을 발견했다. 이 물질은 인체의 T세포에 달라붙어 면역 활동을 억제한다.
장기이식 수술을 받은 환자는 거부반응을 없애기 위해 면역억제제를 복용하는데 이 교수가 발견한 물질은 기존 억제제보다 효과가 100배 이상 높고 부작용이 매우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이 심장이식 수술을 받은 쥐에 이 물질을 투여한 결과 쥐가 160일 이상 부작용 없이 살아남았다. 이 교수는 동생 승규씨와 2000년 말 벤처기업 포휴먼텍을 세워 제품화에 도전하고 있다. 그는 “현재 모 외국제약회사와 함께 임상실험에 들어갔으며 3∼5년 뒤에는 제품으로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상연동아사이언스기자 dre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