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자레인지에 데운 뒤 바로 먹을 수 있는 ‘즉석 보신탕’이 개발돼 판매되자 일부 시민과 동물보호단체 등이 관계 당국에 항의하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31일 식품의약품안전청에 따르면 보신탕을 파는 식당의 주인들로 구성된 전국개고기연합회가 개발해 판매 중인 ‘즉석 보신탕’이 30일 언론에 소개된 이후 “식품 당국이 식품위생법상 금지된 개고기 판매를 허용한 것이 아니냐”는 항의 전화와 e메일 등이 쇄도하고 있다.
김모씨는 식약청 인터넷 홈페이지(www.kfda.go.kr) 게시판에 “아직 합법화가 안된 식품을 당당히 패스트푸드로 만들어 판매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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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네티즌은 “식용으로 허가받은 것도 아닌데 개고기를 패스트푸드로 판매하는 것은 곤란하다”면서 “월드컵으로 높아진 국가 위상을 무너뜨리는 한심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또 한국동물보호협회(회장 금선란·琴仙蘭)는 “다른 동물보호단체들과 연대해 보건복지부와 식약청을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할 계획”이라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식약청은 이처럼 즉석 보신탕에 대한 논란이 확산되자 31일 개고기연합회 관계자를 불러 진상 파악에 나섰다.
식약청 관계자는 “개고기 판매 여부는 복지부나 식약청만의 문제가 아니라 농림부 외교통상부 등 범정부 차원의 문제”라면서 “일단 어떤 형태로 가공해 판매하는지를 알아본 뒤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개고기연합회 박성수(朴成洙·38) 회장은 “즉석 보신탕은 그동안 관련 식당에서 보신탕 육수와 고기를 비닐봉지에 따로 담아 판매하던 것을 폴리에틸렌 용기에 담은 것일 뿐”이라면서 “슈퍼나 할인점에서 파는 1회용 식품과는 다르다”고 말했다.
현재 개는 축산물가공처리법상 가축에 해당하지 않아 도축이 금지돼 있으며 보신탕 등 개고기는 식품위생법상 뱀탕, 개소주 등과 함께 ‘혐오식품’으로 분류돼 있어 상품으로 개발하거나 제조 유통 판매 등이 금지돼 있다.
이호갑기자 gd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