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속이냐, 이전이냐.’ 수도권 최대 규모의 5일장인 경기 성남시의 모란시장 이전 문제를 놓고 상인들과 성남시 사이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수도권 최대 규모의 5일장인 경기 성남시 중원구 성남동 모란시장의 이전 문제를 놓고 성남시와 시장 상인들이 갈등을 빚고 있다.
모란시장은 성남과 서울, 경기 광주 등을 연결하는 교통요지에 있는 데다 장이 서는 날이면 10만여명의 인파가 몰려들어 극심한 교통체증이 빚어지기 일쑤다.
성남시는 5일마다 벌어지는 교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시장 이전밖에 방법이 없다고 보고 이전작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 상인들은 장소를 옮기면 모란시장의 정체성이 사라지고 영업에도 타격을 입게 된다며 반대하고 있다.
▽시장 이전 논의〓1960년대 ‘난전’ 형태로 있다가 1990년 하천을 복개한 뒤 지금의 3200평의 터에 자리를 잡은 모란시장은 주변에 성남과 분당 서울을 잇는 성남대로가 있다. 또 성남∼광주를 연결하는 3번 국도가 만나는 곳이고 지하철 8호선 분당선 모란역이 위치하고 있다.
100여m 떨어진 곳에는 성남시외버스터미널이 자리잡고 있는 데다 장이 서는 날이면 모란상인회 소속 900여명의 상인 외에 500여명의 영세상인들이 몰려들어 큰 혼잡을 빚어왔다. 이에 따라 1998년 모란시장 이전 논의가 처음 제기됐으나 상인들의 반발로 논의는 더 이상 진척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대엽(李大燁) 성남시장이 지난달 취임하면서 모란시장의 무질서와 교통혼잡 해결방안을 적극 검토할 것을 지시하면서 이전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성남시 주장〓성남시는 성남동 공영주차장, 모란시장 남쪽 공터 그린벨트 등 2곳을 후보지로 선정하고 타당성 검토를 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현재 모란장터는 당초 도로로 사용하기 위해 복개했으나 주변도로 개통이 늦어지는 바람에 장터로 활용돼온 것”이라며 “최근 탄천로 등 주변도로가 개통된 만큼 당초 용도대로 활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시는 모란장이 이전되면 장터를 탄천로와 공단로를 연결하는 도로로 용도를 환원한 뒤 모란역 일대의 교통량을 분산 처리할 계획이다.
그러나 그린벨트로의 이전은 중앙 부처의 승인을 얻어야 하고 공영주차장은 지하철에서 2㎞가량 떨어져 있어 상권 확보가 어렵다는 점이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상인 반발〓상인들은 이전이 불가피하다면 영업권이 보전되고 정체성도 살릴 수 있는 곳으로 옮겨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현재 후보지들은 모두 장터로는 부적합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모란민속시장 상인회 전성배 회장(52)은 “공영주차장 부지나 시장 남쪽 그린벨트 부지 모두 지하철 모란역에서 2∼3㎞가량 떨어져 있어 상권 확보가 어렵다”며 “시장 이전은 먼저 상인들과 충분한 협의를 거쳐 상인들의 불만이 없을 때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성남〓남경현기자 bibul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