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가 2일 2005학년도 입시에서 논술고사를 부활하고 수능은 ‘3+1’ 영역을 반영하겠다고 발표하자 학생과 학부모 교사 등은 크게 실망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서울대가 논술고사 부활을 발표하면서 논술의 유형이나 반영 비율 등에 대해 자세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아 더욱 불안해했다.
서울 경복고의 전인길(全寅吉·53) 3학년 부장은 “논술의 배점은 많지 않지만 당락에는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수험생들이 느끼는 부담이 크다”며 “수능 부담도 현재와 비슷해 서울대를 지망하는 수험생들이 실망할 것”이라고 걱정했다.
서울대 의예과를 지망하는 서울 오금고 1학년 김모군(16)은 “그동안 수능시험과 내신준비만 철저히 하면 될 줄 알았는데 이제는 논술 걱정이 늘었다”며 “앞으로 논술학원을 다니며 준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서울 여의도여고 1학년 정모양(16)은 “논술고사 준비에 매달리다 보면 취미활동이나 소질 계발에 소홀할 수밖에 없는데 결국 다시 성적 위주로 신입생을 모집하겠다는 의도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학부모들은 서울대가 입시의 다양화 등을 내세워 논술고사를 폐지했다가 4년 만에 뚜렷한 명분 없이 슬그머니 재도입하려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며 비판적인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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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 조승주(趙承珠·45·서울 노원구 하계동)씨는 “서울대가 논술고사를 부활하면 한동안 잠잠하던 논술과외가 다시 기승을 부려 학부모의 경제적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대성학원 이영덕(李永德) 평가실장은 “고교 1학년 때부터 기초를 충실히 한 학생이 학생부는 물론 수능과 논술도 잘 볼 것”이라며 “논술에 대비해 폭넓게 독서를 하고, 자연계 학생도 교차지원을 염두에 두고 제2외국어 공부를 소홀히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홍성철기자 sungchu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