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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100세 ABC]요통

입력 | 2002-08-04 17:24:00


한국인이 잘 걸리는 질병 가운데 사회에 가장 큰 타격을 주는 병은 무얼까.

흔히 암이나 뇌중풍 등 중병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주범은 허릿병이다. 지난해 6월 보건사회연구원이 전국 1만3523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요통과 좌골통, 허리 디스크로 인한 사회적 손실액은 연간 1조3072억원으로 관절염(1조1333억원) 뇌혈관 질환(6163억원) 암(2414억원) 당뇨(2160억원) 등에 앞서 1위로 꼽혔다.

이는 허릿병으로 인한 입원 결근 조퇴 등에 따른 기회비용 손실을 계산한 것. 병원 이동비, 간호비, 치료비 등까지 포함되면 손실액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보고서는 추정했다.

의료계에서는 전체 인구의 80%가 일생 중 한 번 이상 허리 통증을 경험한다고 보고 있다. 디스크가 노화로 변형이 시작되는 10대 중반부터 요통 환자가 증가해 남성은 35∼55세, 여성은 40대 이후에 허리 통증을 많이 경험한다.

▽요통의 종류〓몸의 기둥 역할을 하는 척추는 척추뼈와 인대, 디스크 등이 서로 복잡하게 얽혀져 있고 주변은 근육으로 둘러싸여 있다. 몸의 하중을 지탱하는 동시에 구부리고 돌리는 등의 여러 가지 운동을 하기 때문에 그만큼 손상되기도 쉽다.

가장 흔한 것은 허리를 삐는 염좌와 디스크 질환. 디스크 질환은 척추뼈 사이에서 완충 역할을 하는 디스크에 문제가 생기는 것으로 흔히 ‘디스크에 걸렸다’고 말하는 탈출증 이외에도 여러 가지 종류가 있다.

연령별로는 △20, 30대는 디스크 탈출증 △30∼50대는 척추뼈가 앞으로 밀려나가는 척추 전방 전위증 △60, 70대는 척추의 신경관이 좁아지는 척추 협착증에 많이 걸린다.

디스크 질환 이외에도 척추 신경 종양, 척추 결핵, 세균성 척추염 등으로 허리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도 점차 늘고 있는 추세. 이중 세균성 척추염은 소독이 제대로 되지 않은 침 등을 함부로 맞았다가 걸리는 경우가 많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요통의 진단과 치료〓허리 통증이 생겨 병원을 찾으면 신경 검사와 X선 촬영 검사를 받는다. 이는 허리를 전후좌우로 각각 구부렸을 때 척추의 모양을 살펴 통증의 원인을 찾기 위한 것.

이같은 검사에서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자기공명영상촬영(MRI) 컴퓨터단층촬영(CT) 등을 통해 정밀 검사를 한다. 과거에는 조영제(몸 내부를 비추는 약물)를 이용한 척추강 조영술이 많이 사용됐으나 통증이 심하고 부작용이 크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다고 전문의들은 말한다.

염증 때문에 허리 통증이 생긴 환자라면 즉시 약물 치료 등을 받아야 하지만 디스크 질환을 앓는 사람이라면 ‘치료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게 전문가의 의견. 안정을 취하는 것만으로도 대부분 치유가 되기 때문이다.

안정을 취하더라도 통증이 계속되면 진통제 근육이완제 등을 사용하는 약물치료나 물리치료 등을 받는다.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이 수술. 디스크 질환이라면 지레 겁을 먹고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정작 수술을 받아야 하는 상태는 △허리 통증이 심하면서 대소변 장애가 있거나 △운동 기능에 문제가 있는 환자 등 전체 디스크 질환자의 5% 미만이다.

최소 2, 3명의 전문의에게 의견을 묻고 모두 수술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내렸을 때에만 수술을 받는게 좋다.

▽요통 예방법〓전문의들은 통증의 원인이 사고가 아니라면 요통은 ‘운동 부족으로 생기는 현대병’이라고 말한다. 따라서 허리 통증을 치료하고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꾸준한 운동이 필수.

관절에 부담을 적게 주는 러닝머신 위에서 시속 5, 6㎞ 속도로 30∼40분 정도 걷는 속보(速步)가 안성맞춤이다. 통증이 심해 빠르게 걷기가 힘든 사람은 처음에는 짧은 시간 동안 천천히 걷는 연습을 하다가 차츰 속도를 높여나가면 된다. 이마저도 힘들다면 자전거 타기나 물 속에서 걷는 운동을 한 뒤 체력이 뒷받침되면 속보 운동을 한다.

또 오랜 시간 컴퓨터를 사용하거나 운전을 하는 사람은 틈틈이 휴식을 취하고 스트레칭 등을 통해 척추와 주변 근육의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 요통 예방에 좋다. (도움말〓성균관대 의대 삼성서울병원 신경외과 어환, 정형외과 이종서, 재활의학과 이강우 교수)

차지완기자 maruduk@donga.com

▼ 허리근육을 강화하기 위한 운동

▽ 다리끌어 당겼다 내리기=바로 누운 자세에서 천천히 양쪽 무릎을 구부려 세운 뒤 서서히 편다.

▽ 다리들어 올리기=바로 누운 자세에서 다리를 곧게 편뒤 다리를 20~25cm 정도 들어올린다.

▽ 골반 후방 경사 운동=바로 누운 자세에서 양손을 머리 위에 두고 다리는 구부려 세운다. 배 근육을 수축해 등쪽의 허리를 바닥에 붙인다.

▽ 뒷짐지고 머리들어 올리기=엎드려 누운 자세에서 손을 등 뒤로 모으고 머리를 뒤로 들어올린다.

▽ 머리 어깨 들어올리기=바로 누운 자세에서 손을 머리 뒤로 깍지를 끼고 두 다리를 구부려 세운다. 머리와 어깨를 바닥으로부터 들어올린다.

▽ 엎드려 팔 다리 들기=엎드려 누운 자세에서 오른쪽 팔과 왼쪽 다리, 왼쪽 팔과 오른쪽 다리를 각각 20~25cm 정도 들어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