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와 본 학회가 공동 기획한 ‘비만탈출-건강체중 지키기’가 이번으로 끝을 맺는다. 어떤 독자는 체중을 줄여야겠다는 생각은 늘 하면서도 실천에 옮기지 못하고 있었는데 이런 행사에 참여할 수 있다면 틀림없이 성공할 것 같다며 다시 한번 행사를 마련해달라는 부탁을 해왔다. 반면 참가자들의 체중감량 중간 결과가 생각보다 너무 미미하다고 지적하는 독자도 있었다.
이번 행사는 경쟁적으로 살빼기를 유도하기보다는 바람직한 체중감량법을 알려주기 위해 기획됐다. 따라서 얼마나 체중이 많이 줄었나보다는 잘못된 생활습관이 얼마나 바뀌었나가 더 중요한 판단기준이 된다.
체중이 3kg 밖에 줄지 않았지만 배가 들어가고 몸이 훨씬 가볍게 느껴져 운동을 해도 전보다 힘이 덜 든다는 참가자도 있었고, 하루 한두 끼의 불규칙한 식습관이 규칙적인 식습관으로 바뀌면서 위장장애와 변비가 좋아졌다는 참가자도 있었다.
자신이 비만해졌다는 것은 무언가 잘못된 생활습관이 있다는 것이고 그것을 찾아 고쳐나가는 것이 근본적인 비만치료법이다.
어떤 종류의 다이어트 방법을 시도하든 적어도 ‘단기간’에는 살이 빠진다. 생각없이 먹을 때와는 달리 음식의 종류나 섭취량에 주의를 기울이기 때문이다. 얼마간은 체중계 눈금이 줄어드는 재미에 열심히 해보지만 어느 순간부터 체중이 더 내려가지 않으면서 단조로운 식사와 맛없는 음식을 멀리하게 되고 꾹 참았던 허기를 이겨내지 못해 결국 체중은 원래의 수준으로 되돌아온다.
아무리 바빠도 아침식사를 꼭 챙겨먹고, 한번에 먹는 식사량을 조금 줄이는 대신 나물반찬 등 채소 섭취를 늘리며, 스트레스를 술이나 간식 섭취가 아니라 규칙적인 운동으로 해결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같은 생활습관의 작은 변화가 날씬하고 건강한 몸매, 성인병과 암 예방, 수명 연장 같은 엄청난 결실로 돌아온다는 사실은 이미 수많은 연구결과를 통해 잘 알려져 있다.
다이어트 식품의 폐해가 해마다 보고되고 있음에도 다이어트 열풍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 중에는 비만을 질병으로 인식하지 못하고 체중감량을 몸매관리 정도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탓도 있다. 미국 등 선진국이 ‘비만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나선만큼 우리는 이를 반면교사로 삼아 효과적으로 비만을 퇴치한 나라로 자리매김될 수 있도록 각계 전문가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다.
허봉렬 임상건강증진학회 회장/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