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뉴욕 타임스 지는 5일 중국 내 탈북자의 대부분은 식량 등을 구하기 위해 국경을 넘은 사람들로 유엔 난민협약의 난민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별로 없다고 보도했다.
타임스는 이날 중국 롱징(용정)발 르포기사에서 "국경지역에서 수백명의 탈북자들을 인터뷰한 구호요원들은 새로운 월경자들중 단지 5%만이 1951년 유엔난민협정의 난민 지위를 충족시키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엔난민협약은 국적, 인종, 종교. 정치적 신념이나 특정 사회 조직의 구성원이라는 이유로 박해를 받을 것이라는 구체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두려움이 있는 경우를 난민의 조건으로 규정하고 있다.
타임스는 그러나 상당수의 중국내 탈북자들은 기독교 교회와 접촉하거나 한국 망명을 신청하는 등 북한에서 반역죄로 간주하는 행동을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크리스 재노스키 유엔 난민 기구 대변인은 "엄격히 말해 이는 탈북자들이 국제 협약의 난민기준에 적합하다는 것이 아닐 수도 있다"며 "그렇지만 탈북자들을 북한에 송환하는 것은 비인도적"이라고 말했다고 타임스는 전했다.
중국은 대부분 식량 등을 구하기 위해 국경을 넘는 탈북자들을 '경제적 난민'으로 규정하고 유엔의 난민고등판무관실이 이들의 정치적 망명의사를 확인하기 위해 면담을 실시하려는 것을 거부하고 있다.
타임스는 최근 일련의 탈북자들이 베이징 등의 외교공관 진입을 통해 한국으로 망명한 뒤 중국이 탈북자에 대한 단속을 강화했으나 탈북이 대규모로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이를 통제하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타임스는 또 북한으로 강제 송환된 탈북자들에 대한 처벌이 과거에 비해 크게 완화됐으며 북한 당국의 통제가 경제난으로 약화되는 바람에 북한 전역의 주민들이 쉽사리 중국 국경을 넘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 eligi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