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릉 부릉’ 경주용 자동차가 마치 시위를 떠난 화살처럼 쏜살같이 달려간다. 자동차는 어른들의 장난감. 경주에 나선 자동차들이 진짜 장난감 같다. 이유는 간단하다. 자동차 메이커에서 만든 것이 아니라 대학생들이 학교 작업실에서 뚝딱거리며 만든 ‘실험용차’(사진)이기 때문.
한국대학생자동차연구회(www.aark.or.kr)는 9일부터 11일까지 사흘간 강원도 문막 발보린 모터파크에서 자신들이 손수 만든 자동차를 가지고 경주를 벌인다.
한국대학생자동차연구회는 자동차를 좋아하는 대학생들이 만든 순수 단체. 96년에 발족해 전국 50개 대학 2000여명이 활동하고 있다.
이들의 자동차는 엔진이 125㏄ 단기통 오토바이용으로 만든 말그대로 장난감이지만 여기에 쏟은 열정만큼은 누구에도 뒤지지 않는다.
자신이 직접 만든 자동차로 벌이는 경주인 만큼 승부 근성도 남다르다. 경쟁차보다 조금이라도 뒤지면 어깨를 들썩이며 닭똥 같은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
이번에 벌이는 대회는 2종류. ‘포뮬러 125’ 와 풍뎅이모양의 버기자작차 대회가 바로 그것이다.
‘포뮬러 125’는 나름대로 규정을 만들어 같은 조건에서 얼마나 섬세하게 차를 만들었나를 시험하는 대회. 최고의 자동차대회가 포뮬러원(F-1)인 것을 본떠 그럴싸한 ‘1인용 경주차’를 만들었다. 다만 엔진은 125㏄짜리.
그냥 서킷트를 누가 빨리 도느냐로 승부를 결정짓는 것이 아니다. 가속력, 제동력, 기동력 등을 종합적으로 체크해서 승부를 겨룬다.
포뮬러125가 섬세함의 경쟁이라면 버기형태의 자작차는 완성도는 떨어지지만 대학생다운 참신성과 재기 발랄함이 묻어난다. 이번 대회에는 25개 대학 312명이 참가해 뜨거운 여름 아스팔트를 더욱 달굴 예정이다.
전 창기자 j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