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광양에서 벌어질 예정이던 전남 드래곤즈-대전 시티즌의 경기가 폭우로 취소됐다. 월드컵 스페인전 이후 46일 만에 경기에 나설 채비를 했던 ‘진공청소기’ 김남일(전남)도 출전을 다음 기회로 미뤄야 했다.
김남일의 플레이를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았던 여학생 팬들은 아쉬운 발길을 돌렸고 이 중 50여명은 팀 숙소 앞에 모여들기도 했다. 전남 숙소에서 김남일을 만났다.
-경기 출전 계획이 무산된 점이 아쉽지 않은가.
“오히려 컨디션을 점검할 시간이 생겨 다행이라는 생각이지만 나를 보기 위해 찾아준 많은 팬들에게는 죄송하다. 다음에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 현재 컨디션은 80% 정도로 완전한 상태는 아니다.”
-월드컵 이후 경기에 나서지 않아도 여전히 식지 않는 인기를 누리고 있는데….
“내 생활이 없어져버렸다. 전에는 노래방에도 자주 가고 PC방에도 자주 갔는데 이제는…. 너무 심하다 싶을 정도로 불편한 점이 많다.”
-이른바 ‘김남일 신드롬’은 언제까지 이어질 것 같은가.
“길게 안 갈 것 같다. 빨리 끝났으면 하는데….”
-전남팀에서의 역할은 대표팀과 마찬가지로 수비에 치중하는 미드필더인가.
“그렇다. 공격을 많이 할 생각은 없다. 내 역할이 따로 있다고 생각한다.”
-올 시즌 도움왕이 되고 싶다고 했는데….
“목표다. 한 경기에 2, 3개 찬스만 만들어주고 스트라이커들이 골을 넣어준다면 도움왕이 될 수 있는 것 아닌가. 그렇다고 수비형 미드필더의 임무를 벗어나겠다는 뜻은 아니다.”
-계획이 있다면….
“물론 축구밖에는 없다. 축구선수는 그라운드에서 모든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스스로에게도 ‘김남일은 연예인이 아니다’라고 되뇌곤 한다. 나는 축구 선수다.”
광양〓주성원기자 swon@donga.com